소포모어 징크스는 어김없이 샛별들을 괴롭혔다. 극복에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고개 숙인 이들도 있다. 과연 이들은 2018시즌, 풀타임 첫 시즌의 위용을 재현할 수 있을까.
2017시즌은 '전년도 신인왕의 저주'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휘감았다. 2016시즌 신인왕 투표 TOP3는 신재영(넥센)과 주권(kt), 박주현(넥센). 이들은 2017시즌, 나란히 풀타임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한 발 전진을 꿈꿨으나 오히려 현상유지에도 실패했다.
신재영은 1군 데뷔 첫해인 2016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68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신인 사관학교' 넥센의 위엄을 증명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그러나 신재영은 지난해 34경기에 등판해 125이닝 소화하며 6승7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특유의 제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나 '체인지업 장착'에 실패하며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안도할 만한 요소는 있다. 신재영은 전반기 17경기서 85⅓이닝을 던져 5승5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여름 들어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1군 말소도 경험했다. 그러나 후반기 달라졌다. 신재영은 후반기 17경기 중 16경기에 구원등판해 1승2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선발 마운드는 아니었지만 안정감은 분명했다. 신재영은 2018시즌 선발진 재합류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6 신인왕 투표 2위 주권도 다르지 않았다. 데뷔 첫해인 2015년 15경기 등판에 그쳤던 주권은 2016년 28경기서 6승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기록 이면의 임팩트가 강했다. 주권은 5월27일 수원 넥센전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신생팀 kt 역사상 첫 완봉승이자 KBO리그 최초로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주권은 지난해 39경기서 5승6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6.61에 그쳤다. 김진욱 감독은 줄기차게 선발 기회를 줬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주권은 "스스로 거만했던 것 같다"고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다시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2018시즌 활약을 준비 중이다.
박주현은 낙폭이 가장 컸다. 그는 2016년 30경기서 7승5패,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했다.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100이닝을 넘기며 넥센 토종 선발진의 미래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는 단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4.71을 기록했다.
풀타임 2년차의 무서움을 실감한 이들도 있다. 투수 김지용이 그 대표적인 사례. 김지용은 2016년 51경기서 63이닝을 소화하며 3승4패17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53경기서 5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의 좋은 모습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징크스에 울었던 이들. 그들의 풀타임 3년차는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