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은 없다. 하지만 길게 봐야하지 않겠나. 시즌 들어가서 잘 하면 된다.”
조원우 감독이 롯데에 부임한 이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빠짐없이 실천하고 있는 부분은 ‘관리’다. 장기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적의 조건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없는 운영을 펼쳤다. 때로는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과할 때도 종종 있었지만,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관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집권 2기를 맞이하는 ‘조원우호’의 컨셉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스프링캠프부터가 선수단 관리의 시작인데, 조정훈(33)이 우선적으로 관리를 받을 전망. 조정훈은 지난해 7년 만에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3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인고의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1군에서 공을 뿌렸다. 롯데는 조정훈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고, 조정훈 역시 끝내 응답했다.
이전과 같이 각도 큰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자신의 귀환을 알렸다. 조정훈의 복귀는 롯데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했다. 조정훈이 마무리 손승락 앞의 셋업맨에 자리 잡은 뒤 롯데 불펜의 안정감은 이전과 달랐다. 조정훈과 박진형이 동시에 불펜진에 투입되면서 롯데는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조정훈은 지난해 26경기 등판해 23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91의 기록을 남기며 복귀 시즌을 마무리 했다.
조정훈에 대한 올 시즌의 기대도 한층 높아진 상황. 그러나 조정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을 택했다. 조원우 감독 역시 조정훈이 페이스를 스스로, 천천히 끌어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일단 조정훈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대만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원우 감독은 “조정훈과 면담을 하고 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아직 캐치볼도 안 한 몸 상태였다. 아직 공을 던지는 단계가 아닌데, 캠프에 데려가는 것은 아니다. 다른 투수들이 다 불펜 투구를 하는데, 혼자 페이스를 끌어올리게 하는 것은 특혜 아닌 특혜를 주는 것 같다”면서 “부상은 없다는 소견인데, 아직 본인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조)정훈이는 선수 생활을 걸고 야구를 하지 않나. 1~2주 먼저 하다가 부상이 오는 것보다는 천천히 몸을 만들고 오도록 기다릴 것이다”고 말했다.
비활동기간을 철저하게 준수하기 시작하면서 스프링캠프 시작과 동시에 투수들은 단체 훈련으로 몸을 준비하는 것 없이, 캠프 시작과 비슷하게 불펜 투구로 시즌을 준비하는 수순을 밟는다. 선수들 역시 이에 맞게 몸을 만들어오는 것이 대다수. 그러나 조정훈은 과거 기나긴 재활을 거친 선수였던 만큼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배려한 것. 또한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값만으로 포함되는 케이스를 배제하면서 여타 선수들과 똑같은 평가 선상에 놓겠다는 복안이기도 했다.
일단 조정훈은 국내에서 몸을 우선 만든 뒤, 다시 1군 선수단 합류를 타진할 전망이다. 조 감독은 “어차피 길게 보고 가야 할 선수다. 시즌 때 잘해주면 된다. 오키나와 2차 캠프 합류는 일단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