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와 카자흐스탄. 10주년을 맞이한 ‘1박2일’이 고르고 고른 여행지 치고는 낯설었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불운했던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해외에 정착한 한인들과 그의 후손을 만나면서 뜻깊은 특집으로 남았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카자흐스탄과 쿠바에서 10주년 특집 마지막 날을 보내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10주년 특집의 마지막 주인공은 카자흐스탄과 쿠바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한인 2세들이었다.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과거 불행한 역사 때문에 이주했고, 쿠바로 흘러간 이들 역시 나라 없는 설움을 느끼며 에네켄 농장에서 혹사당했다.
여전히 그들은 한국을 자신들의 나라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이 한인 2세들과 고려인들에게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들은 머나먼 타국에서 희미해지는 한국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면서 살고 있었다.
고려인은 물론 쿠바에 정착한 한인들 역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서 애썼다. 쿠바에 정착한 한인 동포들은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먹을 음식을 아껴 상해 임시정부로 독립운동자금을 보냈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가 없었다면 증면되지 못했을 희생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독립운동의 소중한 한 페이지였다.
채널이 늘어나고 수많은 컨텐츠가 쏟아지면서 KBS 역시 예능프로그램의 재미와 경쟁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의 수신료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에서는 보다 더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도전을 해야하는 것이 의무다.
그런의미에서 이번 ‘1박2일’의 10주년 특집은 심도 깊은 조사와 기획력 그리고 공영방송이라는 책임감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의미와 재미 모두 있어야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pps2014@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