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가, 더욱 보아다워졌다.
28일 방송된 xtvN '키워드#보아'에서는 19년차 아티스트 보아의 틀 깨기가 그려졌다.
'키워드#보아'는 19년차 솔로 아티스트 보아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리얼리티로, 인간 권보아와 가수 보아의 솔직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 특히 점핑보아 1기 출신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후배이자 '보아 덕후'를 자처하는 샤이니의 키가 리얼리티 감독으로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보아는 이날 방송을 통해 발매를 앞둔 새 앨범 작업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보아가 콘셉트 회의 등 앨범의 전반적인 작업 과정을 방송을 통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라이브와 퍼포먼스 모두 단연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보아인 만큼, 컴백을 앞두고 열띤 회의가 이어졌다.
보아가 강조한 것은 '대중성'. 따라하기 쉬운 음악보다는 아티스트적인 음악을 추구한 탓에 어느새 대중과 멀어진 것 같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느끼는 문제점이었다. 보아는 앞서 후배 걸그룹인 레드벨벳의 '빨간 맛'을 춘 짧은 영상이 화제를 모은 것을 강조하며 "대중이 기억할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아는 "보아라는 아티스트는 너무 완성돼 있고, 사람들이 제가 좋아하는 거 잘하는 거 너무 잘 알고 있다. 보아라는 신선함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춤이 잘 추는 춤이 있고, 따라하고 싶은 춤이 있는데 우리 회사는 항상 '춤 잘 추네'로 끝난다. 저 같은 경우는 특히 그렇다. 책도 재밌으면 끝까지 보고, 어려우면 중간에 덮지 않느냐. 노래와 춤 모두 기억에 안 남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사람들의 기억에 꽂힐만한 캐치프레이즈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이어 "보아는 "보아라고 해서 안무를 발주하면 최대한 어렵고 복잡하게만 온다. '보아니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스태프부터 깨야 한다"며 "저라도 그걸 다시 찾고 싶다. '빨간 맛'처럼. 어려운 건 어느 파트에서도 할 수 있는데 5초만 좀 쉽게 가자"라고 대중에게도 친숙한 보아를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삼자고 강조했다.
미처 몰랐던 보아의 솔직한 속내도 들어볼 수 있었다. 13살부터 가수로 활동해왔던 보아는 "지금보다 어렸을 땐 욕을 많이 먹어서 사람들이 무서웠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줄 알고,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며 "내가 왜 남의 시선에 휘둘리며 흔들려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는 '권보아'의 인생을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보아의 고백도 이어졌다. '카모(CAMO)' 프로젝트 이후 곧바로 미니앨범을 발매하며 컴백을 계획했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보아는 "어느 순간 공중분해가 됐다. 자꾸 하는 일마다 엎어졌다"며 "원래 우울증 같은 게 없었는데 그런 일들이 반복되니 자꾸 사람이 어두워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모두 '보아는 되게 남자답지'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더 강하고 씩씩한 척 행동했다"고 말했다.
영광은 고통의 반대말이었다.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K팝 한류의 길을 닦은 보아는 "일본 음악 생방송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너무 긴장돼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지난 2013년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내일이 공연인데, 밤에 대성통곡을 했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너무 외로웠다"고 가수로서 느끼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터놓는 속내. 완벽할 것만 같았던 보아에게도 말 못할 고민은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훌훌 고민을 털어내고 진정한 '권보아' 찾기에 나선 보아. 틀을 깨기 시작한 보아의 진짜 성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mari@osen.co.kr
[사진] x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