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의 책임감이 강아정을 이끌고 있다.
KB스타즈는 28일 구리 실내체육관서 열린 KDB생명과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을 74-60으로 승리했다. KB는 2연승을 달리며 선두 우리은행을 3경기 차 추격하는 동시에 KDB생명을 12연패 수렁에 빠뜨렸다.
KB는 1쿼터 23-18로 넉넉하게 앞섰다. 그러나 2쿼터와 3쿼터 들어 KDB생명의 거센 추격에 막혔다. KDB생명은 3쿼터 한때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KB는 뒷심에서 앞서며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승리 일등공신은 강아정이었다. 38분45초간 코트를 누비며 22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이자 양팀 합쳐 최다 득점과 어시스트. 강아정은 이날 야투 12개를 쏴 9개 성공시켰다. 그 가운데 3점슛 4개가 포함됐을 만큼 고감도 집중력이었다. 경기 전 안덕수 KB 감독은 "(강)아정이가 캡틴으로서, 연장자로서 임무가 막중하다. 고질적인 복숭아뼈 부상에도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안 감독의 감사를 전해듣기라도 한 듯 펄펄 날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아정은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지만 이겨서 너무 좋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KDB와 경기를 찾아봤는데, 신 선수가 없으니 더블 팀이나 헬프 수비를 많이 했다. 그걸 보고 코치님들이 '네가 외곽에서 쏴줘야 센터들이 쉽게 경기한다'고 얘기했다. 비디오 분석이 도움됐다"고 밝혔다.
강아정은 복숭아뼈 부상과 허리 통증을 안고 있다. 그는 "안 좋을 때는 안 좋다가 괜찮을 때는 괜찮다. 발목만 안 좋을 때는 컨트롤이 되는데, 허리 통증까지 겹치면 힘들다"라며 "감독님, 코치님이 배려해주신다. 훈련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덕수 감독이 말한 부담감은 오히려 강아정을 일깨우고 있다. 강아정은 "좋은 센터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익숙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괴물' 박지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아정은 "(박)지수가 다른 팀 갔으면 더 잘했을 거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해소하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 감독님, 코치님은 믿고 써주시는데 내가 너무 죄송했다"고 밝혔다.
코칭스태프가 부담을 주는 건 아니지만 잘하려는 마음이 강아정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강아정은 "몸 상태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한정돼있는데 욕심을 냈던 것 같다"며 자책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