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째 무승' KDB생명, 뒷심 부족이 만든 12연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28 18: 44

50일째 승리가 없다. KDB생명이 또 한 번 승부처를 넘지 못하며 무릎 꿇었다.
KDB생명은 28일 구리 실내체육관서 열린 KB스타즈와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을 60-7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KDB생명은 내리 12연패에 빠졌다.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9일 삼성생명전(74-68 승) 이후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무려 50일, 12경기째 승을 맛보지 못한 것.

연패 기간 동안 사령탑도 바뀌었다. 김영주 감독은 성적 부진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퇴했다. 박영진 코치가 잔여 시즌 감독대행을 맡았다. 그러나 감독 사임 이후로도 내리 여섯 번을 더 패한 셈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영진 대행은 덤덤한 목소리였다. 박 대행은 "우리 선수들 대부분이 '자유로운 영혼'이다. 기복이 심하다"라는 너스레로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디펜스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결국 본인들이 잘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의 집중력이 어느 순간 확 떨어진다. 우리는 더 물러날 곳 없다. 결국 우리끼리 뭉쳐서 연패 탈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두 경쟁 중인 2위 KB와 맞대결이었지만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박영진 대행은 "좋은 팀이다. 하지만 KB는 물론 모든 팀을 똑같이 생각한다. 단단한 정신력으로 기본만 지키면 된다. 그러다보면 찬스가 오고, 그걸 잡아야 이긴다"고 강조했다.
KDB생명은 1쿼터, 상대의 외곽을 저지하지 못하며 18-23으로 몰렸다. 그러나 2쿼터 시작과 동시에 KB를 몰아세웠다. 서덜랜드와 구슬의 미들슛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사이 KB는 연이은 3점슛 미스로 달아나지 못했다. KB의 2쿼터 첫 득점은 4분 여가 지난 뒤에 나왔다. 심성영의 3점슛으로 4점 차 달아난 것. KB는 이어 박지수의 골밑슛과 커리의 3점슛으로 리드를 9점 차까지 벌렸다. 전반은 KB가 36-32로 앞선 채 마무리.
KDB생명은 3쿼터에도 압박을 이어갔다. KDB생명은 서덜랜드와 블랙의 골밑 득점으로 37-37 동점까지 만들었다. 이날 경기 첫 득점. 비록 강아정이 미들슛으로 리드를 벌렸지만, 6분여 전, 블랙의 자유투 두 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블랙은 이윽고 박지수의 골밑슛을 블록하며 코트 분위기를 달궜다. 그러나 KDB생명은 노현지의 3점슛 실패로 달아날 찬스를 놓쳤다. KB는 이윽고 커리의 3점포로 리드를 되찾았다. KDB는 한채진의 자유투 두 방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KB는 심성영과 단타스의 미들슛에 강아정의 3점포 두 방을 묶어 52-43까지 달아났다. 동점 상황에서 순시간에 9점차로 벌어진 것.
결국 KDB생명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4쿼터 들어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되며 패했다. 박영진 대행이 말했던 '승부처에서 집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던 한판이었다. 그렇게 KDB생명은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여자프로농구 단일 시즌 최다 연패기록은 금호생명(KDB생명 전신)이 2000년 여름리그 당시 기록한 16연패. 이날 패배로 불명예까지 네 경기 남겨뒀다. 만일 5연패를 더한다면 18년 묵은 기록이 새로 쓰여진다.
여러 모로 탈출구가 아득한 KDB생명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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