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의 굴욕을 씻어낼 수 있을까. kt가 올 겨울 불펜 자원을 대거 수혈했다.
kt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투수 고창성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고창성은 두산과 NC를 거쳐 지난해 호주리그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뛰었다. 이번 kt 입단으로 다시 KBO리그 문을 두드린 것.
선린인터넷고와 경성대를 졸업한 고창성은 2008년 두산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했다. 고창성은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5경기 등판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09년부터는 주축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2009년 고창성은 64경기서 74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0년에도 73경기서 82이닝을 던지며 탈이 났다. 결국 고창성의 이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었다.
고창성은 2012년 11월 15일 20인 보호선수 외 신생팀 특별 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으나 이적 후 1승 1패 2홀드를 거둔 게 전부였다. 결국 2016년 11월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고창성은 스포츠기록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운영하는 야구학교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그동안 실전 등판에 나서지 못했던 고창성은 호주 무대에서 뛰면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목표는 KBO리그 복귀였다.
그런 가운데 kt가 고창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진욱 감독은 고창성이 두산에서 뛰던 시절 2군 투수코치와 1군 불펜코치, 1군 감독을 역임했다. 때문에 고창성 영입을 김진욱 감독이 주도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영입은 스카우트팀 주도로 진행됐다.
kt에는 마땅한 사이드암 불펜 요원이 없다. 2016시즌 고영표가 분전했으나 그는 지난해 선발진에서 자리잡았다. 엄상백도 점차 손이 올라가 이제는 스리쿼터로 분류하는 게 맞다. 넓게 봐서 엄상백을 포함한다고 쳐도 그 외에 마땅한 자원이 없다. kt 관계자는 "고창성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단에서 직접 체크했다. 몸 상태도 괜찮았고,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꾸준히 지켜봤는데, 점점 전성기의 팔스윙이 나온다"고 밝혔다. 거기에 국가대표까지 지낸 경험 역시 작용했다. kt 관계자는 "고창성은 당연히 즉시 전력감이다. 아울러, 투수들의 멘토 역할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t의 사이드암 기근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드러난다. kt는 단국대 졸업한 사이드암 투수 신병률을 6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신병률은 오는 29일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오른다. 다소 파격적인 내용. kt 관계자는 "신병률을 미국에 데려가는 것 역시 팀의 사이드암 부족 때문이다. 미국에서 잘 만들면 1이닝 정도 소화 가능한 자원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kt는 올 겨울 내내 불펜 강화에 힘썼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kt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5.86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심재민과 이상화, 엄상백, 홍성용, 김재윤이 축을 이뤘지만 양과 질에서 모두 떨어졌다. kt는 2차 드래프트에서 좌투수 세 명(조현우, 금민철, 김용주)을 차례로 영입했다. 김진욱 감독은 "불펜의 양과 질에 모두 도움될 선수"라고 이들을 칭했다. 여기에 고창성까지 영입하며 다채로움을 추가했다.
과연 kt의 도약에 새로 영입한 불펜진은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고창성-금민철-김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