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을 조명하는 현지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베트남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기대했던 우승이 아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모두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축구 변방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베트남은 이날 패했지만 U-23 베트남 대표팀은 축구사에 새로운 역사로 남았다. 베트남은 3회째인 이 대회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중 관심을 모은 것은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의 보도였다. 박항서 감독과 함께 그의 아내 최상아 씨까지 조명한 기사였다. 이 신문은 박 감독을 베트남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한 사람이 최 씨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기사는 박 감독이 최 씨와 지난 1987년 결혼해 31년째 조용히 내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감독이 베트남협회로부터 제의를 받고 고민할 때 최 씨가 적극 권유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최 씨는 이제 60세가 되는 남편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베트남 감독직을 권했다. 베트남협회가 마련해 준 집으로 갔지만 정작 박 감독은 오히려 호텔로 옮겼다. 좀더 자유롭게 선수들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이 매체는 박 감독이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으며 한양대에서는 축구와 관계 없는 허브와 우유 관련 연구를 하는 전공을 택했다고 흥미로워했다. 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군 팀인 K리그 상주 상무를 이끌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베트남협회는 박 감독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일본 23세 대표팀을 맡은 바 있는 세키즈카 다카시나 유럽 출신 감독이 더 유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협회는 하루만에 박 감독과의 협상을 끝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신문은 박 감독이 지난 20일 이라크전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 동영상을 올려놓기도 했다. 당시 박 감독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도 보고 싶지만 특히 97세가 된 어머니가 시골에 계신다. 보고 싶다"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 당시 박 감독은 "오늘은 팜덕후이의 생일이다. 경기 때문에 제대로 생일 축하도 못해줬다. 승리와 함께 축하해주고 싶다. 내일은 응우옌 콩 푸엉의 생일이다"면서 선수들을 살뜰하게 살피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letmeout@osen.co.kr
[사진] 베트남넷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