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이 이승기와의 찰떡 호흡으로 '화유기'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차승원은 지난 27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9회에서 이승기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재미와 웃음은 물론, 이번에는 우마왕(차승원 분)의 오랜 고뇌도 함께 나눠 애잔함을 더했다.
우마왕은 이날 방송에서 손오공(이승기 분), 삼장 진선미(오연서 분)와 함께 신부 악귀를 잡는 데 함께했다. 악귀를 소탕한 뒤 손오공은 "결혼식에는 갈비탕이지. 마왕. 갈비탕 한 그릇 먹고 가자"고 했고, 우마왕은 "난 소야. 소에게 갈비탕을 먹자니. 매너없는 자식"이라고 다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우마왕이 1000년째 수행하며 신선이 되기 위한 이유인 나찰녀(김지수 분)도 다시 한번 언급돼 두 요괴를 싸우게 했다. 손오공과 우마왕은 좀비인 부자(이세영 분)를 두고 말싸움을 벌였다.
"좀비를 태우라"는 손오공의 말에 우마왕은 "데려와서 돌보기 시작한 애를 어떻게 태워. 책임감도 없고 인정머리도 없는 양아치"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손오공은 "그렇게 책임감 강한 분이 나찰녀는 왜 그렇게 되게 내버려 뒀대"라고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
우마왕은 말없이 돌처럼 굳어버렸고 당황한 손오공은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손오공은 아끼던 술을 건네며 "마왕. 빨리 신선 돼야 나찰녀 구해주지"라고 했고, 우마왕은 "나찰녀 아니야. 신선이었어. 그녀를 괴물 나찰로 만든 건 나야. 날 만나는 바람에 운명이 바뀐 거야"라고 한탄했다.
손오공은 이어 "그러게 신선이 마왕은 왜 만나가지고. 쯧쯧. 운도 없지"라고 깐죽거려 화를 돋웠고, 우마왕은 "그만큼 운이 없는 여자가 또 있을 텐데?"라고 노려보며 삼장을 언급했다. 우마왕은 "나 비웃을 거 없이 너도 되게 나쁜 놈이야. 반성해"라며 "술도 못 마시니 마음 달랠 방법도 없겠네. 제천대성은"이라고 앙숙처럼 말싸움을 이어가 흥미를 안겼다.
우마왕과 손오공은 매회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게 일상이다. 자신의 흰소조각상이 매번 옷걸이가 되는 것에 열 받아 하는 우마왕과 이를 계속해서 애용(?)하는 손오공의 모습은 두 요괴 다툼의 기본 옵션.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손오공이 흰소조각상을 젖소조각상으로 만들어 흥분하고 노여워하는 우마왕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했다.
우마왕도 손오공에게 수차례 복수를 하고 있다. 진선미가 첫사랑이라는 조나단(마이클 리 분)을 활용해 두 사람을 재회시켜 손오공을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었다. 또 진선미에게 "손오공이 만든 것"이라며 특제 양념을 머리와 어깨, 겨드랑이 등에 뿌리는 시늉도 해 폭소를 유발했다. 손오공도 지지 않고 마왕에게 삼장의 피를 마시게 하는 등 두 요괴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색다른 브로맨스 호흡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로 으르렁거리는 개와 원숭이를 뜻하는 '견원지간'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지만, '화유기' 속 우마왕과 손오공을 보면 '우원지간'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나 할 정도다. 차승원과 이승기의 연기 호흡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물론 두 요괴가 철천지원수 같아 보이지만 마지막 순간에 서로 조금씩 양보해 아직까지 최악의 상황으로는 치닫지는 않고 있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우마왕은 삼장이 손오공을 바라보는 눈빛과 마음을 알아버렸기에 향후 전개에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우마왕이 수보리조사(성지루 분)를 만나 "(나찰녀가) 이번 생에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만 알려주십시오"라고 요구하고, 나찰녀와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 등 점점 자신의 옛사랑과 가까워지고 있기에 이후 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높다. 아울러 손오공이 미안하고 측은한 마음에 나찰녀와 관련해 우마왕을 도울지도 궁금증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책장수 악귀(이소연 분)가 나타나 삼장의 어린 시절 기억을 빼앗아가 금강고의 새 주인이 됐다. 우마왕은 "내 몸 곳곳을 떠돌던 삼장의 피 한 방울이 느껴지지가 않아"라고 이상한 기운을 느꼈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진선미를 보고는 "이 여자는 더 이상 삼장이 아니야"라고 차가운 말을 건네 다음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nahee@osen.co.kr
[사진] '화유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