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오승환(36)의 행선지가 1월 말에 흐른 지금까지도 결정되지 않고 있다. 더 좋은 조건을 따내려는 협상 전략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FA 시장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다르빗슈 유, 제이크 아리에타, J.D 마르티네스, 에릭 호스머, 그렉 홀랜드 등 최대어로 뽑혔던 선수들의 행선지가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2018년 시즌 뒤 나올 FA 선수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해 빅마켓 팀들이 실탄을 장전하는 단계이기도 하고, FA보다는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 많았다는 점도 지지부진한 시장의 이유로 손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 오승환도 아직 차기 소속팀을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이 싸늘한 것은 아니다. 오승환 측은 지난해 12월 열린 윈터미팅에 참가해 시장의 분위기를 엿봤다. 몇몇 팀들이 오승환에 관심을 가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히려 “예상보다 조건 제시가 더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계약을 하려 했다면 벌써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더 좋은 조건을 보장받기 위해서다. 불펜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 보강에 실패한 팀들이 궁지에 몰릴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 에이전트는 “불펜 투수들의 가치가 유독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장이고, 이제는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면서 “계약을 끝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다소간 벼랑 끝 전술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기본적으로 지난 2년간 좋은 실적을 낸 투수다. 지금까지 계약한 선수들의 면면과 계약 조건을 살펴보면 MLB 보장 및 다년 계약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계약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할 이유도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승환은 계약과는 별개로 착실히 개인훈련을 하며 2018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승환 측은 몸 상태가 WBC 출전 등으로 고단했던 지난해 초보다 낫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중순 이전까지만 계약을 마무리하면 팀에 적응할 시간도 충분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