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팀들의 전력 보강’. 이번 오프시즌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이다. 실제 프리에이전트(FA) 시장 등에서 하위권 팀들이 전력을 착실하게 보강한 반면, 상대적으로 상위권 팀들의 움직임 폭은 그렇게 넓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최하위 kt는 황재균을 영입해 중심타선을 강화했고, 삼성은 국가대표팀 포수 강민호를 영입해 공·수 모두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타격이 문제였던 LG는 김현수, 넥센은 박병호라는 MLB 유턴파 선수들을 추가했다. 한화는 FA 영입은 없었으나 내부 FA 자원들을 사실상 다 지키는 흐름이고 한용덕 감독 취임이라는 새 분위기 속에서 반전을 노린다.
반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나갔던 상위권 팀들은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KIA, NC, SK는 현 전력을 지키는 선에서 만족해야했고, 두산은 오히려 민병헌을 잃었다. 민병헌을 손에 넣은 롯데는 강민호의 이탈이 껄끄럽다. 그러나 이런 상위권 팀들에도 히든카드들이 있다. 바로 부진했던 FA 선수들의 반등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KIA는 윤석민(32)의 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우완 에이스 호칭을 얻기도 했던 윤석민은 어깨 부상으로 지난해 1군 무대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재활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졌다. 하지만 최근 캠프 명단에 합류하는 등 2018년은 재기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윤석민이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뭔가가 허전했던 KIA 마운드는 어떤 식으로든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두산은 오재원(33)의 반등이 관심사다. 오재원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38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FA 계약 후 성적이 썩 좋지 않다. 특히 지난해에는 127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7리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하지만 오재원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수비의 핵심이기도 한 오재원이 공격에서도 자신의 평균치 정도는 찾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NC는 박석민(33)의 반등이 가져다 줄 효과를 단단히 기대 중이다. 2016년 4년 총액 96억 원에 NC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은 2016년과 2017년 성적이 많이 달랐다. 2016년에는 32홈런-104타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14홈런-56타점에 그쳤다. 101경기에서 기록한 2할4푼5리의 타율은 박석민의 성적이라고 보기에는 믿기 어려울 수치였다. 박석민이 정상 수치만 찾아도 NC의 타선은 지난해에 비해 플러스 효과를 얻는 셈이다.
롯데는 불펜 요원인 윤길현(35)의 재기에 관심이 크다. 윤길현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총액 38억 원에 계약했으나 지난 2년간 부진했다. 2016년에는 6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00, 지난해에는 40경기에서 6.41에 그쳤고 급기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롯데 마운드가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개편되고 있어 윤길현으로서도 2018년 성적이 중요하다.
SK는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6)에 대한 기대를 아직 접지 않았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6억 원에 계약한 김강민은 공교롭게도 FA 계약을 맺은 뒤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 매년 부상으로 고전한 것이 컸다. 지난해에는 88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타율도 2할1푼9리에 그쳤다. 팀은 노수광을 차세대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 생각하고 데려와 입지도 좁아진 상태다. 그러나 타격만 제 페이스를 찾으면 막강한 수비력을 등에 업고 SK의 외야 지도를 다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