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더디게 흘러갔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서서히 폐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계약에 이르지 못한 3명의 선수가 있다. 그러나 선수별 온도차는 미묘하게 다르다는 평가다.
올해 KBO FA 시장은 총 18명의 선수가 자격을 신청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김현수(LG)와 황재균(kt)을 포함하면 총 20명이다. 이 중 17명은 계약을 확정지었다. A급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린 가운데 이제 남은 선수는 단 3명이다. 안영명(34), 최준석(35), 이우민(36)이 해당 선수들이다.
KBO 리그 전지훈련은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지훈련을 처음부터 제대로 소화하려면 남은 2~3일 정도의 시간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세 선수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다. 안영명의 계약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운데, 최준석 이우민은 계속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영명은 어찌됐건 한화와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세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도 안영명이 필요한 전력이라는 것은 일찌감치 결론을 내렸다. 안영명도 한화 외에는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계약 기간 측면에서는 코너에 몰린 안영명이 구단 제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옵션 등 몇몇 부분을 놓고 막판까지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결국 캠프 시작 전 계약 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초미의 관심사가 된 최준석의 행선지는 아직도 안개 속이다. 롯데는 FA 시장이 시작하기도 전에 최준석을 잡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그래도 안 되자 최근에는 무상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열었다. 최준석을 원하는 팀이 있다면 보내준다는 게 롯데의 기본적인 자세다. 그런데 원하는 팀이 없다.
몇몇 부분에서 논란이 있으나 최준석은 지난해 125경기에서 14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여지는 있다. 현 시점에서 최준석의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당장 데려갈 팀은 없겠지만, 시즌 중에는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부상 선수가 나올 수도,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나올 수도 있다. 최준석은 그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우민의 경우는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 생애 첫 FA 자격을 신청했으나 매력적인 카드는 아니었다. 최준석과는 달리 시즌에 들어가도 새 팀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외야수의 경우 타 구단들도 어느 정도 인력풀을 갖추고 있는데다, 이우민의 성적이 특출나지는 않아 오히려 젊은 선수를 키우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김경언 김종호 등 방출 시장에 있는 외야수들도 변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