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청부사'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배구 여제' 김연경(30)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일본, 유럽 터키에 이어 여자배구 세계 최강인 중국에서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김연경이 활약 중인 상하이는 27일 중국 상하이 루완 스타디움서 열린 2017~2018 중국여자배구 슈퍼리그 2라운드 랴오닝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0, 25-22)으로 승리했다. 김연경은 양팀 최다인 18득점을 올리며 경기 MVP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상하이는 이날 승리로 10승3패(승점 31점)을 기록하며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상하이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무려 17년 만이다. 2000~2001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상하이는 지난해 6위에 그쳤다. 중국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전 국가대표 경력은 몇몇 있다. '우승청부사' 김연경을 영입했고, 공수에서 맹활약한 김연경이 있었기에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랴오닝, 장쑤, 톈진 등을 제치고 우승이 가능했다.
이로써 김연경은 한•중•일, 유럽 터키까지 4개국을 제패했다. 그녀가 가는 팀마다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하위권에 있던 팀을 단숨에 우승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영화 주인공 같은 슈퍼스타다.
김연경은 2005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V리그 원년에 흥국생명은 최하위였다. 시즌 후 김연경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했고, 김연경은 입단하자마자 2005~2006시즌 흥국생명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상, 정규시즌 MVP,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2006~07시즌에도 우승, 챔피언결정전 MVP도 그녀의 몫이었다. 2008~09시즌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고 일본으로 진출했다.
2009~2010시즌 일본 JT 마블러스로 임대 이적했다. 이전해 10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무는 등 만년 하위권이었던 JT는 김연경을 영입한 이후 단번에 강팀으로 변모했다. 9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으나, 단판 경기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0~201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설욕했다.
일본을 제패한 후 김연경은 2011년부터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었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페네르바체 첫 시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3위로 마쳤다. 하지만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터키리그 우승 2회(2014~2015, 2016~2017) 터키 컵 우승 2회(2013~2014, 2016~2017)를 달성했다.
터키에서 6년을 뛴 김연경은 지난해 여자배구 최강인 중국리그에 도전했고, 중위권인 상하이였다. 김연경이 가세하자마자 상하이는 강팀으로 변신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앞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완성한다면 최고의 마무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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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배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