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좌절된 신한은행, 홀로 빛났던 그레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1.27 18: 41

8연승은 좌절됐으나 그레이(24·신한은행)의 분전은 단연 돋보였다.
인천 신한은행은 2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선두 아산 우리은행에게 49-67로 패했다. 8연승이 좌절된 신한은행(13승 12패)은 3위를 지켰다. 우리은행(21승 4패)은 6연승을 달렸다.
최근 신한은행 외국선수 그레이의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레이는 24일 삼성생명전에서 개인최다 31점을 폭발시키며 신한은행의 7연승을 주도했다. 터프한 골밑슛은 물론 섬세한 외곽슛까지 터지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덩치 값 못 한다’ 소리를 듣던 그레이의 파격변신이다. 그레이는 5라운드 평균 19.5점, 11.5리바운드, 야투율 63%의 엄청난 성적을 내고 있다.

경기 전 신기성 감독은 “이탈리아리그에서 득점, 리바운드 1위를 했던 선수다. 터프한 선수인줄 알고 데려왔더니 순둥이더라. 자기로 인해서 남이 다치는 걸 원치 않는 착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는 최근 남자친구가 온 뒤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직 농구선수였던 남자친구가 이것저것 코치까지 해주면서 농구가 부쩍 좋아졌다고. 신 감독은 “원래 남자친구가 2주 전에 미국에 돌아가야했다. 농구선수출신 디자이너라고 하더라. 그레이를 위해서 더 있어줄 수 없겠냐고 잡았다. 원정경기까지 따라다닐 정도로 내조가 열성적”이라고 반겼다.
우리은행전에서도 그레이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3-11로 경기를 시작하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쏜튼 대신 그레이가 투입됐다. 그레이는 전투적인 몸싸움으로 골밑에서 내리 9득점을 뽑아냈다. 거친 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넣으며 파울까지 얻어내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은 17-17 동점을 이룬 뒤 시소게임을 펼쳤다. 그레이의 파워로 기울었던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그레이는 4쿼터에도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힘을 쏟았다. 하지만 쏜튼이 생각만큼 터져주지 않으며 무게추가 우리은행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그레이는 18점을 올리며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쏜튼이 10점에 그쳤던 것이 아쉬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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