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동장군’ 조세호를 지도한 현인아 기상캐스터가 ‘무한도전’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1시간 전 특집 1탄이 준비돼 조세호가 일일 기상캐스터로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갑작스럽게 기상캐스터 미션을 받은 조세호를 위해 일일 코치로 투입된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차분하게 조세호를 가르치며 성공적인 생방송의 일등공신이 됐다.
‘무한도전’ 방송 후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OSEN에 “‘무한도전’ 팀과 조세호 씨가 ‘뉴스투데이’에 오는 걸 바로 전날에 알았다”며 “그 전날 회의를 하는데 ‘무한도전’ 팀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예능 하는 사람들이라 확실히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더라. 가장 추운 날이 예보돼있는 날이어서 청바지를 얼리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당시를 전했다.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동장군 콘셉트도 ‘무한도전’ 팀에서 제안했다. 청바지 얼리는 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기상 예보는 온몸으로 전해야 해서 소품이 정말 중요하다. 진짜로 청바지가 얼려져서 시청자가 보기에 ‘가장 추운 날’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며 “조세호 씨가 뉴스 생방송이 처음이라 떨렸을 텐데 잘해줬다. 나도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본방사수를 하지 않고 나중에서야 영상을 보게 됐다고. 늘 분장을 받고 카메라 앞에 섰던 것과 달리, 내추럴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나오는 게 어색해 보지 못했단다.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그날은 내가 주인공도 아니고, 조세호 씨가 주인공인 날이니 내가 분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내추럴하게 하고 갔는데, 늘 분장을 받고 카메라 앞에 서던 것과 달라서 엄청 신경이 쓰이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한 혹시나 ‘무한도전’ 팀이 생각한 방향과 맞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며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쉽게 방송을 보지 못했다는 현인아 기상캐스터. 그는 “기상팀과 ‘무한도전’ 모두가 서로 플러스가 되고자 해서 진행한 방송 아니냐. 그런데 긴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혹시나 ‘무한도전’이 원하는 그림이 못 나온 건 아닐까, 그들의 기획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이 들더라. 내가 누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번 방송으로 인해 기상캐스터의 고민과 노력을 제대로 시청자들이 알았을 것 같다는 말에 현인아 기상캐스터도 “사실은 기상캐스터가 정말 종합적인 직업”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우리는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직접 멘트와 소품을 준비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우린 피디, 기자, 아나운서 역할을 다 조화롭게 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인아 캐스터는 “그런 노력이나 고민에 비해 기상캐스터의 방송 시간을 짧게 나오니 보는 입장에서는 쉽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게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나만 해도 20년 넘게 기상캐스터를 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기상을 계속 공부하고 있다”며 “기상캐스터의 현장을 이렇게 보여준 예능은 처음이었다. 마침 ‘무한도전’에 새롭게 투입된 조세호가 그 주인공이라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OSEN과 대화를 나누는 이날도 한파특보라며 “오늘이 바쁜 대목”이라고 웃음을 짓던 현인아 기상캐스터에게 시청자에 남기고 싶은 당부가 있는지 물었다. 현인아 기상캐스터는 “날씨로 인해 평생 항의전화를 참 많이 받으며 살았던 사람이다. 그런 전화를 받으면서 기상 예보를 정말 ‘정보’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구해야겠단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서 정보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기상 예보는 기상청이 전한 예보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방송이 질이 달라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MBC 기상팀은 항상 고민하고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요즘 날씨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다 나오지 않나. 그런 세상에서도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MBC 날씨를 찾아보게끔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전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