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기안84의 본업을 대하는 자세가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샀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를 들고 무지개 멤버들을 찾아온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무지개 멤버들은 "기안84가 화장품 광고를 찍었다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기안84는"샴푸 광고 하나 찍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어 전현무는 "기안84가 수요 웹툰 1위에서 밀려났다는 소식이 있다"고 전했고, 기안84는연재 중인 '복학왕' 웹툰이 사상 최초로 수요웹툰 1위에서 밀려났다는 비보를 알렸다.
기안84는 "웹툰 시작한 지 9년 됐는데 4~5년 만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라고 담담하지만 아픈 고백을 했다.
그는 초심찾기에 돌입했다. 이사한 새 집을 놔두고 일부러 지인의 미술학원에서 숙식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 아이디어를 위해 고생을 자처한 것이다. 그는 "아는 형님 미술학원에서 마감하면 애들이 그림 열심히 그리니까 같이 열심히 하지 않을까 해서 현재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기안84는 실제로 웹툰이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었다.
미술학원에서 거처하면서 기안84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애썼다. 뭔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며 고민했지만,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원장은 그림 그리기를 제안했고, 기안84는 학원생들 앞에서 시범소묘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냉정한 반응을 얻기도 했다.
결국 그는 소재를 짜기 위해 밖으로 나섰고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만화의 배경이 된 수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감을 떠올렸다. 산 정상까지 질주를 하는 특훈도 했다. 기안84는 "'패션왕' 처음 연재했을 때 다음에 할 이야기가 없어서 고민이었다"며 "그때 한강에 나가서 소리 지르면서 달렸는데 그때부터 생각이 안 나면 가끔 뛴다"라고 전하기도. 그는 정상에 올라 "웹툰 조회수 떨어졌다. 만화 열심히 그리자. 올해는 좀 그림 열심히 그리자"라고 소리치며 다짐했다.
쉬지 않고 달리는 기안84를 지켜보던 전현무는 "저게 다 창작의 고통이다. 얼마나 괴로우면 저러겠냐"며 안쓰러워했고, 한혜진도 "너무 안쓰럽다.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거다"라고 말했다.
기안84는 또한 인터뷰를 통해 "순위가 떨어진 거보다 더 위험한 건 익숙해지니까 고마운 줄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계속 그린다는 거다"라며 초심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었다. 그리고 이런 기안84의 초심찾기에 네티즌의 응원이 이어졌다. /nyc@osen.co.kr
[사진] MBC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