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축구 시계는 여전히 흐르고 있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은 1979년생으로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1998년 K리그에 데뷔했다. 현재 그의 룸메이트는 유승민이다. 팀 막내인 유승민은 1998년생이다. 20살 차이가 나는 후배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함께 방을 쓰고 있다. 그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룸메이트인 후배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009년 전북 입단 후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하며 전북 및 K리그의 고참으로 자리잡은 이동국은 그동안 알려졌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기 위해 노력한다. 21년 동안 프로 선수로 활약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팀내 불화가 있다면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모여도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능력도 뛰어나고 개성이 많은 선수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동년배 선수들의 경우 이미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동국은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동국은 "20년을 살아온 이들과 함께 볼을 차야 한다. 엇그제 프로에 데뷔한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잘 모르겠지만 태어난 연도를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1998년에 데뷔한 내가 1998년에 태어난 유승민과 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북은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감독님께서 컨트롤 잘 하신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면 외국인 선수들까지 바뀐다"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동국형은 무섭지 않다(웃음). 무섭다면 함께 시간을 보낼까"라고 전했다.
20년차 축구선수 이동국은 은퇴에 대한 심정도 솔직하게 밝혔다.
■ 다음은 이동국과 일문일답.
- 개성 많은 선수들의 큰 형인데.
▲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감독님께서 컨트롤 잘 하신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외국인 선수들이 바뀌는 것 같다. 다른 팀과 차이가 있다. 서로 의지하는 것이 강하다. 쉬는 날에도 함께 뭉쳐서 다닌다. 함께 시간을 보냄녀서 안팍에서 편 가르지 않고 잘 지낸다. 중고참들의 영향도 크다. 나이차 상관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동국형은 무섭지 않다. 만약 무섭다면 함께 시간을 보낼리 없다.
- 프로 20년차.
▲ 20년을 살아온 이들과 함께 볼을 차야 한다. 축구는 쉽지 않다. 더이상 축구 능력이 늘지 않는다. 믿겨지지 않는다. 엇그제 프로 데뷔한 것 같은데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선수들하고 이야기를 하면 모르겠다. 나이차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태어난 연도를 들으면 이해가 된다. 1998년에 데뷔한 내가 1998년에 태어난 유승민과 방을 쓰고 있다.
- K리그의 진짜 베테랑이다.
▲ 박원재의 경우 초-중-고-대학교 후배다. 그리고 포항 입단할 때 부터 봐온 선수다. 당시 나는 축구에 자리 잡은 선수였다. 그 때 원재는 하루에 5번 정도 인사한 것 같다. 당시에는 나도 후배들이 아니라 선배들과 친하게 지냈다. 무서운 선배인 것은 맞다. 서른이 훌쩍 지나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다. 잘못된 방향이 될 것 같아서 점점 다가가고 있다. 농담도 건네고 선수들도 다가오는 것 같다. 잘 섞이는 것 같다. 물론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더 노력했다. 또 축구장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인정 받기도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절하게 운동했다.
- 동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한정적이다. 또 능력이 없으면 뛸 수 없고 뛰면 안된다. 나도 분명 팀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 은퇴를 할 생각은 없다. 상대 수비와 밀려서 은퇴를 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미리 포기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선을 긋고 싶다. 은퇴를 한다는 생각을 미리부터 가지게 되면 경기장에 나가는 절심함이 떨어지는 것 같다. 다음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서른 살 때는 10살만 젊었으면 했다. 그리고 마흔이 다 된 지금도 10살만 젊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오히려 쉰이라는 나이에서 지금 나이로 돌아 왔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아끼고 있다. 그렇게 아쉽다고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후회할 일도 없다. 나와 비슷한 연배를 가진 모든 분들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축구와 인생은 분명 공통된 부분이 있다.
- 예전과 다른 몸상태
▲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한 적 없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노력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생겼다. 나는 단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동료들이 내 단점을 채워주고 있다. 그 생각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잘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발리슛, 논스톱 슛은 정말 많이 생각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자신있기 때문에 골키퍼가 어려운 슈팅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만약 그 기술이 골키퍼에 막힌다면 은퇴할 생각이다(웃음).
- 은퇴투어
▲ 축구는 조금 다르다. 야구와는 다르다.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축구는 11명에서 3명밖에 교체할 수 없다. 경기수도 적다.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나도 원하지 않는다. 축구와 농구는 다르다. 이승엽 선수의 케이스를 보면서 야구팬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기회를 만날 수 있는 팬들이 부럽다. 시도를 하고 직접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 올해도 경쟁을 해야 하나
▲ 프로 20년 동안 경쟁을 하지 않았던 경우는 없었다. 선수가 더 노력을 해야 한다. 감독이 필요할 때 쓰는 카드가 되어야 한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부상을 당해고 기다려 준다. 나이들면 기다려 주지 않는다. 색안경을 쓸 수 있겠지만 나이들면 부상당하는것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