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킹’ 박병호(32)가 가세한 넥센이 초강력 핵타선을 구축했다.
박병호는 2018시즌 연봉 15억 원의 조건으로 넥센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2년 간의 미국무대 도전을 마친 홈런왕의 귀환이었다. 박병호의 컴백으로 넥센은 이정후, 서건창, 김하성, 박병호, 초이스,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핵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 시즌 23홈런으로 넥센 팀내 홈런 1위를 차지한 김하성도 박병호의 합류를 반기고 있다. 박병호의 귀환으로 김하성과 초이스 등 다른 타자들도 이른바 ‘우산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하성을 만나 박병호 효과에 대해 물었다.
- 박병호, 서건창, 김민성, 김하성으로 이어지는 넥센의 내야진에 기대가 크다.
▲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내야수 중 내가 제일 막내고 유격수다. 내야에서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다. 내가 좀 더 파이팅 해야 한다. 건창이 형과 내가 잘해야 할 것 같다. 막내니까 욕을 안 먹게 해야 할 것 같다.
- 박병호 가세로 넥센의 해결사 부재가 단숨에 해결됐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 박병호 선배가 잘하실 것 같다. 클래스는 계속 간다. 미국에서도 사실 선배가 기회를 많이 못 받았다. 그러면 사람이 불안해진다. 나는 다시 원래 박병호로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 2년 전 김하성과 지금의 김하성도 다르다. 박병호 선배에게 보여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 그런 건 전혀 없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난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한다면 내가 건방져졌다는 의미다. 내가 맡은 바를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3년차 풀로 나가면서 경험이 생기다보니 타석에서 편해졌다. 투수들과 어떻게 싸우고 그런 부분을 알게 됐다. 그 결과 득점권에서 좋아졌다. 2년 전에 난 21살이었다. 그 때 박병호 선배가 잘 챙겨주셨다.
- 박병호의 우산효과는 얼마나 될까?
▲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내가 (박병호보다) 앞타선일지 뒤일지 아직 타순은 모른다. 내가 잘 쳐야 그런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못 치는데 우산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앞에 있거나 뒤에 있으면 사실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앞에 있으면 (투수들이) 박병호 선배보다 나랑 승부할 것이다. 내가 더 공격적으로 칠 수 있다. (박병호)뒤에서는 앞에 주자가 있다면 나랑 승부할 것이다. 타점이나 득점권 찬스가 더 올 것이다. 잘 살리면 팀이 좋아질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다보면 책임감이 커진다. 내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니어도 그 자리는 누구라도 메운다. 내 할 일만 잘한다.
- 박병호에게 4번 타자를 넘길 경우 섭섭하지 않겠나? 3번이나 5번도 괜찮나?
▲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원래 내 자리도 아니었다. 꼭 3번이나 5번이 아니라 6,7,8번을 칠 수도 있다. 감독님이 판단하실 문제다. 내 자리에서 내 스윙을 하겠다.
-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파워가 대단하다. 비결이 있다면?
▲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홈런은 힘 좋으면 당연히 많이 친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일본의 야마다도 키가 안 큰데 홈런을 많이 친다. 타이밍이나 여러 가지 부분이 작용한다. 난 잘 모르겠지만 중심에 잘 맞으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 프로필이 175cm, 76kg으로 나오던데 체구에 비해 파워가 좋은 것 같다.
▲ 지금은 179.5cm다. 175cm는 19살 때 키다. 작진 않다. 운동선수로서 더 크면 좋다. 늦게까지 큰 것 같다. 스무 살 때 오키나와 캠프에 가서 손목이 부러져 두 달 반을 쉬었다. 먹고 운동하고 쉬다보니 그 때 키가 컸다.
- 벌크업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 같은데?
▲ 벌크업은 정말 힘들다. 살 빼는 것보다 더 힘들다. 정말 체질이란 게 있다. 난 살이 잘 안찌는 스타일이다. 정말 힘들더라. 시즌 끝나고 76-77kg까지 빠졌다. 지금 웨이트하면서 84kg까지 나간다. 원래 체중이 시즌 중반에 80-81kg까지 나간다. 지금은 한창 웨이트하면 83 kg나간다. 정말 운동 40%, 먹는 거 40%, 잠 2~30% 비율이다. 엄청 힘들다. 밥 먹으면서 닭 가슴살을 하루 6번씩 먹어야 한다. 정말 힘들다. 일이라고 생각하니 먹는 것도 결코 즐겁지 않다. (벌크업 위한) 운동은 다 소화하는데 먹는 걸 소화를 못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③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