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세계랭킹 58위, 한국체대)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정현은 26일 오후 5시 30분(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서 페더러에 기권패했다.
1세트를 1-6으로 내준 정현은 2-5로 뒤진 2세트 8번째 게임 도중 갑자기 경기중단을 선언, 패배를 시인했다. 앞서 5번째 경기 후 왼발 테이핑을 풀었던 정현이란 점에서 부상이 아닌가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정현의 돌풍은 4강에서 멈췄다. 그러나 정현은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역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예약했다.
정현의 서브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는 페더러의 무대였다. 페더러는 서브 에이스만 6개를 기록하며 정현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정현은 첫 게임과 두 번째 게임을 듀스까지 몰고 갔다. 3게임에서는 두 번의 서브 포인트를 앞세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가 했다.
하지만 정현은 이후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포핸드 스트로크와 좌우를 넓게 공략하는 페더러의 백핸드 리턴 플레이를 받아내지 못했다.
2세트 역시 마찬가지. 정현은 두 번째 게임을 따내며 1-1로 맞섰다. 하지만 페더러의 정확한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서브 리턴 스매싱 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현은 2세트 1-4로 뒤진 뒤 가진 휴식 시간 동안 왼발 테이핑을 교체했다. 계속된 경기로 인한 물집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 채 경기를 포기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그랜드슬램 역대 3번째로 많은 나이차가 나는 4강전이다. 1981년 8월 8일생인 페더러(36세 173일)와 1996년 5월 19일생인 정현(21세 254일)의 나이차는 무려 14년 284일의 간격이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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