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완벽한 평행선이었다. 그러나 협상을 거치며 조금씩 이견을 좁혔다. 이대형과 kt가 마침내 26일 도장을 찍었다.
kt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FA 이대형과 계약했다"고 전했다. 2년 총액 4억 원. FA 개장은 11월 8일이었으니 이후 정확히 79일만의 계약이었다.
예상보다 더딘 시점이었다. kt 측이 "이대형은 kt 1군 진입 3년간 구단에 많은 기여해준 선수"라며 "반드시 잡겠다"고 입장 표명했던 것과 달리 협상은 진통이 있었다.
kt와 이대형은 지난해 세 차례 만남을 가졌다. 사실 이대형에게 필요한 건 어느 정도의 금액도 맞지만, 계약 기간이었다. 이대형은 지난 시즌 도루 중 왼 무릎 십자인대파열 부상을 당했다. 결국 수술을 택했고, 8월에 시즌 아웃 됐다. 예상보다 빠른 재활 페이스로 시즌 초반 합류가 기대되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kt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kt는 조건을 한발 양보했다. 당초 1+1년의 계약 기간을 제시했으나, 2년 계약으로 바뀌었다. 조금 더 선수를 배려한 것.
그 다음 과제는 금액이었다. kt가 제안한 금액은 이대형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었다. 결국 양 측의 협상은 해를 넘기게 됐다. 이대형은 그사이 '캡틴' 박경수를 비롯한 고참급 선수들과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협상 과정이 더뎌지며 kt에서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결국 지난주 만난 자리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서 이대형이 한 발 양보하며 계약이 타결됐다. kt 관계자도 "이대형과 구단의 생각 차이가 좁혀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대형도 협상 도중 OSEN과 통화에서 "kt에 남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강했다. 협상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누구라도 4년에 수십 억의 계약을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대형 본인도 kt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합의점을 찾았다.
이제 이대형에게는 2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대형의 활용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건 본인에게 달려있다. kt에서 뛴 3시즌 통산 38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1483타수 447안타) 104도루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140경기에서 타율 0.302, 2016년에는 143경기서 타율 0.320을 각각 기록했다. 이대형의 스타일상 발목 부상에 나이를 먹는다는 점은 뼈아플 수 있다. 절치부심으로 재활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kt에서도 그를 붙잡은 것이다. 이대형의 2018년, 2019년이 중요한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k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