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한 해. 차가운 연봉 한파는 피할 수 있었다.
두산은 26일 "2018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 49명 전원과 재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선수가 많았던 만큼 전반적으로 연봉 협상에는 훈풍이 불었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김강률은 지난해 6천2백만원에서 8천8백만원 오른 1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으며 최고 인상률(141.9%)를 기록했다. 또 5선발로 선발 한 축을 담당한 함덕주(7000만원→1억 5000만원)를 비롯해 박건우(1억9500만원→3억7000만원), 김재환(2억원→4억 7000만원), 오재일(1억 9800만원→3억원) 등이 연봉 훈풍을 맞았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기분 좋게 연봉 계약에서 도장을 찍은 가운데, 양의지 역시 지난해 4억8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1억 2000만원 상승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올 시즌 양의지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은 한 해였다. 무엇보다 각종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6월말 투수의 공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을 당해 약 한 달정도의 공백이 불가피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허리 부상으로 중간에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부상으로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2016년 타율 3할1푼9리 22홈런을 쳤던 그는 올 시즌 타율 2할7푼7리 14홈런을 기록했다. 포수로서는 준수한 성적이지만, '양의지'라는 이름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올 시즌 종료 후 양의지는 FA 자격을 취득한다. 구단 역시 이 사실을 안 만큼, '예비 FA' 대우를 확실히 해줬다. 비록 지난해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양의지는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포수다.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팀이 많은 만큼, 양의지가 시장에 나온다면 '러브콜'을 보낼 구단은 많다.
현행 규약상 외부 FA를 영입하는 팀은원소속구단에 전년도 해당 선수 연봉의 300% 혹은 200%와 보상선수 1명을 보상으로 넘겨줘야 한다. 양의지가 두산을 떠날 경우 18억원 혹은 12억원에 보상선수를 받게 된다. 양의지의 가치가 높기는 하지만,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금액이기도 하다.
올 시즌 두산은 내부 FA였던 민병헌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모두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양의지와 함께 장원준이 FA 자격을 취득한다. 두산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단 양의지를 향해서는 '안정 장치'를 한 가지 걸어놨다. 과연 두산의 '예비 FA 프리미엄'은 어떤 결과를 보일까.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