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농구에 ‘플래쉬’가 등장했다.
‘2018 아이패스 KBL 유스 엘리트 캠프’ 고등부가 25일 속초시 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됐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캠프는 한국의 우수기량 고교농구선수 총 67명이 초청돼 자웅을 겨룬다. 허재 국가대표 감독이 캠프장을 맡고, 김상식 대표팀 코치, 이창수 코치, 오성식 코치, 김현중, 한상웅, 박성은 스킬트레이너 등 국내최고의 지도자들이 유망주 지도에 나섰다. 체력트레이너도 6명 배치돼 선수들의 부상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5일 첫 날 고등부 선수들의 ‘퍼포먼스 트레이닝’이 열렸다. NBA에서 신인선수를 대상으로 각종 신체치수와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드래프트 컴바인’ 시스템을 그대로 국내에 옮긴 것이다. 선수들이 자신의 신체와 운동능력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농구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최신 시스템이다.
여러 가지 측정법 중 민첩성 테스트(Lane agility)가 치러졌다. 선수들이 사각형의 둘레를 백스텝과 사이드스텝만으로 두 바퀴 돌 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NBA 선수들도 10초에 끊으면 민첩성이 대단히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NBA는 2000-01시즌부터 각종 컴바인 수치를 측정해 홈페이지서 공개하고 있다.
엘리트캠프에서 측정한 테스트 역시 NBA와 동일한 규격으로 진행됐다. 민첩성 테스트에서 군산고 2학년 서문세찬(18)은 10.2초의 놀라운 기록을 냈다. 다소의 오차는 있겠지만 이 정도면 NBA선수들과 견줘도 빠른 스피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었다.
서문세찬은 민첩성 1등을 했다는 말에 얼떨떨하며 “어디 캠프를 가든 스피드하나는 항상 일등이었다. 신장은 작지만 스피드하나는 자신 있다”면서 웃었다. 서문세찬은 신장측정에서 맨발로 179.5cm가 나왔지만,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스피드를 선보였다. 서문세찬은 고교농구 가드 중 탑3에 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작은 신장에도 불구 덩크슛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탄력도 좋다.
과학적인 운동능력 측정은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부여했다. 서문세찬은 “농구를 할 때 동작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니까 더 재밌고, 긴장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서문세찬이 이끄는 군산고는 고교농구의 강자로 꼽힌다. 고3이었던 이정현과 신민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이제 서문세찬이 군산고의 에이스가 됐다. 서문세찬은 “형들이 졸업하면 신장은 낮아지겠지만 스피드로 극복하겠다. 허훈 형처럼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여유 있는 슛타이밍을 갖추고 싶다. 허훈 형을 닮고 싶다”며 프로농구 진출을 꿈꿨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