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현직 타이거즈 에이스의 결합을 볼 수 있을까?
재기를 꿈꾸는 KIA 우완투수 윤석민(32)의 오키나와 자율캠프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키나와로 건너가 복귀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자율 캠프의 목표는 볼을 던질 수 있는 어깨를 만드는 것이었다. 거리를 조금씩 늘리며 캐치볼을 했다. 귀국하지 않고 2월 1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그대로 합류한다.
현재로서는 윤석민의 복귀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 김기태 감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계적 투구 과정과 실전까지 소화하고 완벽한 상태에서 복귀를 바라고 있다. 윤석민의 의지가 강하고 몸상태도 좋아지고 있어 올해는 1군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이 돌아온다면 에이스로 굳건히 자리잡은 양현종(30)과 모처럼 함께 선발진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윤석민의 어깨를 고려해 선발투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2년 터울인 두 투수는 KIA의 전현직 에이스이다.
윤석민은 재능이 넘치는 투수였고 데뷔와 동시에 KIA의 간판 투수로 떠올랐다. 후배 양현종은 그런 윤석민을 잘따랐다. 선배같은 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대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두 투수는 여태껏 선발진 원투펀치로 결합하지 못했다.
윤석민은 2005년 입단해 2년 동안은 불펜투수로 활약했고 2007년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2008년 14승을 따내며 에이스로 부상했다. 2011년 17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투수 4관왕과 정규리그 MVP에 올라 야구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09년과 2010년은 주춤했고 불펜 외도까지 하느라 각각 9승과 6승에 그쳤다.
양현종은 2007년 입단해 2년은 불펜에서 뛰다 2009년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했다. 단숨에 12승을 거두며 우승에 일조했다. 2010년에는 16승까지 올려 상승세에 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어깨 통증이 생겼고 윤석민이 정점을 찍었던 2011년 7승9패 ERA 6.18에 그쳤다. 2012년에는 41이닝만 소화했고 1승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윤석민은 2012시즌부터 하향 곡선을 그었다. 9승(8패)에 그쳤고 2013년은 WBC 출전 후유증으로 인해 3승7세이브2홀드만 기록했다. 2014시즌 미국 볼티모어에 입단했으나 성공 못하고 1년 만에 친정 KIA에 복귀했다. 2015시즌은 선발이 아닌 소방수로 30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어깨 통증을 일으켜 2016시즌 16경기, 2017시즌은 통째로 쉬었다.
양현종은 에이스의 바통을 받았다. 2013 전반기에만 9승을 거두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늑골부상으로 주저 앉았지만 2년간의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2014년 16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15승(2015년) 10승(2016년)에 이어 2017시즌 20승 투수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제는 KIA 에이스 칭호 뿐만 아니라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두 투수는 단 한번도 동반 10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윤석민이 선발과 불펜을 오간데다 한 명이 잘하면 다른 한 명이 부진했다. 서로 부상까지 엇갈리며 선발 원투펀치 결성이 어려웠다. 이번에야말로 두 투수가 선발진을 함께 이끌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물론 그 합체의 열쇠는 윤석민이 쥐고 있다. /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