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아니야’ 채수빈, 1인2역도 OK...준비된 ‘연기 내공’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1.26 08: 20

배우 채수빈이 한 단계 도약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한 축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마무리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이석준│연출 정대윤│제작 메이퀸픽쳐스)에서 채수빈은 1인 2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세계 최고의 안드로이드 로봇인 아지3와 엉뚱발랄한 열혈청춘사업가인 조지아로 완전 상반되는 역을 맡은 채수빈은 심지어 아지3 흉내를 내는 조지아까지 1인 3역에 가까운 배역을 맡아 역마다 결을 달리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집중시키며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로봇인 아지3와 인간 조지아를 각각 연기한 채수빈은 디테일한 분석을 통해 캐릭터들을 명확히 구분 지어 보는 이로 하여금 2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채수빈은 아지3와 조지아를 의식적으로 다르게 표현했다. 이해가 안 가는 상황에서, 아지3는 마치 강아지처럼 고개를 까딱이지만 조지아는 터프한 표정을 짓는 등 상황에 맞춘 캐릭터별 다른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아지3와 조지아를 명확히 구분 짓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외모에서도 변화를 주었다. 화끈하면서 통통 튀는 성격의 조지아 역을 연기할 때는 단발머리와 수수한 메이크업, 털털한 패션으로 배역에 포인트를 주었고, 상황마다 다양한 표정 연기로 20대 열혈 청춘 사업가의 면모를 그려냈다.
 
반면, 아지3를 연기할 때는 긴 생머리, 명암이 짙은 화장과 렌즈로 얼굴부터 마네킹같은 느낌을 주었다. 흔들림 없는 눈동자와 뚝뚝 끊어지는 듯한 표정, 마치 컴퓨터 안내 음성같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밀투로 대사를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실제 로봇을 보는 듯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이 흐를수록 딥러닝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배워나간 아지3가 마지막으로 활약한 지난 29부와 30부에서는 편견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귀여움과 함께 뜻하지 않는 감동마저 안겨주었다. 여전히 기계 같은 감정 표현을 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겪는 아지3의 미묘하지만 리얼한 연기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얇은 원피스만 입고 맹활약한 채수빈의 캐릭터 소화력이 컸다.
 
또한 극 초반 지아가 로봇 흉내를 내게 되면서 일어나는 밝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부터 극 중반부터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밝히지 못하는 슬픔과 민규(유승호 분)에 대한 미안함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들까지 채수빈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다양한 감정 연기들을 소화해내며 차세대 로코퀸으로서 준비된 연기내공을 선보였다.
 
채수빈은 연극으로 데뷔한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데뷔 후부터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작품마다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연기로 캐릭터들을 완벽히 소화하며 한 단계씩 발전을 해왔다. 이번 '로봇이 아니야'에서도 1인 2역과 로봇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이끌어낸 채수빈이 이후 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높은 기대감을 품게 하고 있다./ yjh0304@osen.co.kr
[사진] ‘로봇이 아니야’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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