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라고 했는데 시작부터 꼬일대로 꼬였다. 이 정도면 제대로 망신살이 뻗쳤다. 계속되는 점검과 속출하는 오류로 유저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2012년 프로젝트 K로 출발해 무려 6년간 공을 들인 '야생의 땅: 듀랑고'가 첫 날부터 문제점을 노출했다.
넥슨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야생의 땅:듀랑고'의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식 서비스 직전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등 넥슨의 히트 게임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 이은석 디렉터의 신작일 뿐만 아니라 게임성을 내세운 신규IP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 24일까지 사전예약자 250만 명 이상이 몰리면서 흥행의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서비스 시작 1시간 25분만에 첫 문제가 터져나왔다. 접속자가 몰리면서 우려됐던 수상한 조짐은 현실로 바뀌었다. 캐릭터 생성이 원활하지 않는 오류로 오전 11시 25분 긴급 점검을 결정했고, 추가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1시간이 늘어난 오후 2시 25분 첫 번째 긴급 점검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건 새로운 시작의 알림이었다. 게임 서비스는 재개됐지만 튜토리얼도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앞서 제기됐던 캐릭터 생성 조차 원활하지 않았다. 해결되지 않는 오류로 4시 30분부터 오후 5시 21분까지 두 번째 점검을 결정했다.
이정도로 끝났으면 다행이었다. 점검 공지는 이후로도 두 번이나 반복됐다. 기존 서버를 아시아 알파로 두고, 아시아 브라보를 추가로 개설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후 10시 30분터 26일 오전 1시 30분까지 추가 점검을 공지했다.
26일 오전 3시 27분 넥슨은 25일 오류 상황에 대해 사과 공지를 올렸다. 접속 문제와 연결된 대기열 시스템 개선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플레이 중 불편을 겪었던 현상에 대해서도 보수 중이라고 공지했다.
넥슨은 "한국 출시 이전부터 야생의 땅: 듀랑고에 애정 어린 마음을 보내주신 분들을 잊지 않고 소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제 설렘을 가득 안고 미지의 세계로 연결된 문을 처음 두드려주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런 분들을 떠올리니 가슴 한 편이 더욱더 무거워집니다. 보내주신 큰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는 공지로 유저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관건은 확인된 문제점들을 얼마나 조속한 시간 안에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수습하느냐에 향후 게임의 성패가 달리게 됐다. 오전 2시부터 오전 3시 30분이 넘는 시간까지 '야생의 땅: 듀랑고'의 접속에는 대기열이 형성된 상황이다. 그만큼 유저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26일 내로 빠르게 문제점이 해결된다면 '야생의 땅: 듀랑고'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계속 오류 문제가 터져나온다면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 한다. 넥슨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문제점을 봉합할지 기대해 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