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만남 ①] '봉동이장'에 안긴 홍정호, "다시 뛰고 싶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1.26 06: 00

"10년만에 정말 힘들게 뵙게 됐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10년만의 만남'을 강조했다. 그 주인공은 중앙 수비수 홍정호. 전북인 겨울 이적시장서 독일 분데스리가와 중국 슈퍼리그 장쑤에서 뛰었던 홍정호를 품었다.
최강희 감독은 제주 중앙고 시절부터 홍정호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홍정호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학으로 진학했다. 최강희 감독과 고교동문인 홍정호의 고등학교 시절 감독은 친구와 우정 보다는 그동안 자신을 도와준 조선대로 홍정호를 진학 시켰다.

최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조선대에도 끊임없이 홍정호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드래프트로 인해 전북 대신 제주로 입단했다.
프로에 데뷔한 홍정호는 승승장구 했다. 능력을 인정 받아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또 최용수 감독이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많은 노력 끝에 장쑤로 불렀다. 첫 해 성공적인 시즌이었지만 최 감독이 경질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전 경쟁서 밀렸던 그는 1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1일 상하이전 이후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설상가상 중국축구협회는 2018시즌부터 슈퍼리그의 아시아 쿼터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홍정호의 설 자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장쑤와 계약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팀에서 훈련에 집중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완벽하게 풀어낸 것은 아니지만 일단 경기에 뛸 수 있는 전북으로 이적했다.
약 7개월 가량 실전 경험이 없는 홍정호는 일본 전지훈련서 펼쳐진 평가전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콘사도레 삿포로와 경기서 원래 45분만 뛸 예정이었지만 최강희 감독은 풀타임 기회를 부여했다. 최 감독의 기대에 맞게 안정감과 날카로운 전진패스 등을 시도하며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펼쳤다.
홍정호는 "K리그에 돌아올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과는 10년만에 만나게 됐다. 그 보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 축구를 하면서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에는 K리그 우승을 꼭 하고 싶다. 더 큰 목표가 있다면 ACL 우승을 하고 싶다. 2개만 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다음은 홍정호와 일문일답.
- 전북에 오니 어떤가.
▲ 한국이라서 정말 좋다. K리그에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보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형이 뒤에 있는데.
▲  열심히 해야 횐다. 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6~7개월만에 뛰었다.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 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몸을 끌어 올리는 과정이었다.
- 몸 상태는 어떤가.
▲ 준비를 잘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전북 뿐만 아니라 어느 팀에 가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전북에서도 무리해서 소화하고 있다. 정말 뛰고 싶었다.
- 장쑤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 부상이 아닌 등록이 되지 않아 뛰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받아 들이기 쉽지 않았다. 등록을 제외하니 방황도 했었다 .카펠로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 구단의 결정이라고 했었다. 힘든 상황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우크스부르크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 장쑤 이적은 후회하고 싶지 않다. 독일에서 좋은 시즌이 있었다. 상황이 애매했던 것은 바인지를 감독이 아욱스에 남았다면 잔류에 대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내가 뛸 수 있는 보장이 없었다. 감독이 바뀌면 부담이 클 것 같았다. 많은 고민을 했다. 구단이 잡았지만 믿음이 없었다. 고민을 했던 것은 당연했다.
- 장쑤 첫 해는 좋았다.
▲ 최용수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셨고 보답을 하려고 열심히 했다. 결과도 따라왔다. 지난해 초반에 많이 꼬였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꼬여 버렸다. 경기를 못 뛰었다. 테세이라도 퇴당을 당하면서 초반에 승을 쌓지 못했다. 걷잡을 수 없었다. ACL은 다 뛸 수 있어서 성적을 냈는데 리그에서 하지 못하니 선수를 하면서 7~8경기를 이기지 못하니 모두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컸다. 한국 감독님이기 때문에 조바심이 굉장히 컸다.
- 최용수의 믿음에 대한 생각은.
▲  성적이 따라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아쉬웠다. 감독님께 정말 죄송하다. 작년은 너무 안풀리는 시즌이었다.
-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차이점은
▲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것같다. 최강희 감독님의 색깔은 배우고 있다. 며칠 연습을 하면서 배우고 있다. 최용수 감독님도 뚜렸하다. 중국 선수들이 그 감독님이 원하는 바에 따라오지 못했다. 서울에서 했던 부분과 차이가 있었다. K리그 선수들이 더 기량이 좋았다.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감독님게서 원하는 축구가 달랐다. 전술 이해력이 부족한 것 같다.
- 10년만의 만남이다.
▲ 어릴때 부터 제주에서 축구를 했다. 다시 축구를 제주에서 해야 했다.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그랬다. 제주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2년 광주에서 생활했는데 다시 제주로 가서 그 안타까움만 있었다.
고등학교 당시에도 제주에 오실 때 마다 찾아 주셨다. 전북에 와야 한다고 계속 말씀 하셨다. 용돈도 가끔 받았다. 많이 챙겨 주셨다. 바로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면 문제가 될 것 같았다.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교에 가서 배운 것이 많다. 고등학교때 감독이 최강희 감독님 친구분이셨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런 기회 때문에 전북에 테스트를 봤다. 좋게 봐주셔서 전북에 입단했다. 전북이라는 팀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드래프트 때문에 내 꿈을 모두 이룰 수 없었다.
대표팀 감독님이 도셨을 때 1기 소집 후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다시 인연이 없었다. 진짜 10년만에 정말 힘들게 뵙게됐다.
- 대표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나
▲ 팀이 워낙 잘해왔다. 본선에 진출했다. 내가 없어도 잘해왔다. 대표팀 생각은 전혀 없다. 최강희 감독님께 보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다. 힘들 때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해 드리고 싶다.
가고싶다는생각은 했지만 일단은 경기를 뛰고 싶었다. 대표팀이고 뭐고 경기를 뛸 팀을 찾아야 했다. 뛰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겨울에는 팀 찾는것만 생각했다. 중국 문제도 풀어야 하고. 복잡한 것이 많다. 이번에는 구단과 쉽게 이야기를 해서 해결된 같다.
- 임대된 상태다.
▲ 좋은 모습을 보여야 남을 수 있다. 1년 임대지만 안좋은 모스블 보이면 팀에 피해가 될 수 있다. 좋은 모습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전북에 있으면서 행복감을 느낀다면 중국과 문제를 해결하고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 중국화 논란
▲  갑자기 부담이 생긴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만 해서 오리혀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그걸 깨려고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해야 하는데 독이 된 것 같다. 실수만 나오면 중국화 나온다. 잘하고 싶지만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 영권이 현수 기희 우영이 힘들어 했다. 엄청난 부담이다. 중국화 논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담이 굉장히 커졌다.
- 올 시즌 목표는
▲ 축구를 하면서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에는 K리그 우승을 꼭 하고 싶다. 더 큰 목표가 있다면 ACL 우승을 하고 싶다. 2개만 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굉장히 부담이 크다. 팀에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가 없을 때 우승을 했다. 지금은 더하다. 즐기면서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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