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플레이오프는 여전히 멀어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LG는 이날 승리로 5연패를 끊어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남은 시즌은 물론 다음 시즌까지도 반전을 기대할 만큼 깔끔한 내용이었다.
창원 LG는 25일 창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안양 KGC와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을 96-86으로 승리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5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12승(25패) 째를 거뒀다. LG는 이날 승리로 5연패 탈출하며 시즌 12승(25패) 째를 기록했다. 반면, 2연패 뒤 2연승으로 호조를 타던 KGC는 반 경기 뒤져있던 4위 울산 현대모비스 추격할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양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 변수가 있었다. LG는 최근 두 경기서 에릭 와이즈 없이 경기했다. 햄스트링 부상 때문. 그러나 와이즈는 이날 경기 다시 신발끈을 조여맸다.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대체 외인까지 입국한 상황이지만 등록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와이즈가 이를 벌어주고 있는 셈이다. KGC는 주축 센터 오세근이 감기 몸살 증세로 빠진 게 뼈아팠다.
1쿼터부터 LG는 템포를 피크까지 끌어올렸다. 쉼없이 공을 돌렸고 기회를 모색했다. LG는 1쿼터 김종규와 김시래 등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들은 나란히 9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이끌었다. 제임스 켈리가 4득점, 조성민도 3점슛 1개로 힘을 보탰다. 반면, KGC는 데이비드 사이먼만 12득점으로 분전했을 뿐, 이재도의 4득점을 제외하면 토종 선수들이 무득점했다.
2쿼터는 와이즈의 투혼이 빛났다. 1쿼터 1분여 뛰었던 와이즈는 2쿼터 9분55초를 누볐다. 와이즈는 3점슛 1개 포함 1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거기에 양우섭도 6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KGC는 2쿼터에도 사이먼이 9득점으로 힘을 냈을 뿐이었다. LG는 전반을 53-35, 18점 차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3쿼터 들어 KGC의 추격이 매서웠다. KGC는 피터슨이 11득점, 전성현이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사이먼 편중을 줄였다. 사이먼도 8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LG 역시 와이즈의 6득점으로 버텼지만, 켈리가 골밑 다툼에서 여전히 밀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KGC는 4쿼터에도 추격 고삐를 조였다. 그러나 LG에는 김시래가 있었다. 김시래는 5분 여를 남겨둔 80-75, 5점 차 리드 상황에서 3점슛을 꽂아넣었다. 직후 전성현 상대로 스틸을 성공했고, 켈리의 덩크슛을 어시스트했다. 순식간에 김시래 손에서 5점이 만들어진 것. 5점 차는 10점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KGC의 추격 의지를 꺾은 장면이었다.
물론 이날 승리에도 LG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즌 12승25패.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전자랜드와 승차는 여전히 7.5경기다. LG가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꾼다고 해도, 전자랜드가 극심한 하락세에 빠지지 않는 이상 업셋이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현주엽 감독의 첫 해다. 문경은 SK 감독이 그랬고, 이상민 삼성 감독이 그랬듯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다. 다만,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다면 다음 시즌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LG에게 남은 경기들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이날 경기만 같다면 더 바랄 건 없을 것이다. /ing@osen.co.kr
[사진]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