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사이먼이 시즌 최다 35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골밑의 파트너 오세근이 빠졌고,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웠다. 결국 사이먼은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안양 KGC는 25일 창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창원 LG와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을 86-96으로 패했다. KGC는 2연승 호조를 잇지 못하며 시즌 16패(22승)째를 거뒀다. 반면, 경기 전까지 5연패에 빠졌던 LG는 이날 승리로 수렁에서 올라오며 시즌 12승(25패)째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 KGC에 큼지막한 악재가 날아들었다. 토종 센터 오세근이 감기 몸살과 장염 증세로 빠진 것. 오세근은 올 시즌 34경기서 평균 34분29초를 뛰며 19.0득점-9.4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토종 선수 가운데 득점 1위. 골밑에서 궂은 일을 자처하면서도 득점력을 뽑아내는 KGC의 중심이었다.
최근 들어 더욱 컨디션이 올라왔고, 적장들의 경계 대상 0순위로 떠올랐다. 그런 오세근이 컨디션 난조에 빠지며 경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1쿼터부터 그 공백은 선명했다. KGC는 1쿼터 초반부터 LG에게 밀렸다. 8-17로 뒤진 3분46초 전, 이재도가 자유투 두 개를 성공시키며 7점 차까지 쫓아갔다. 이전까지 KGC가 올린 8득점은 외인 데이비드 사이먼 손에서만 나왔다. 이재도는 이내 스틸과 레이업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으나 역부족이었다. 1쿼터 KGC의 16득점은 사이먼(12득점)과 이재도(4득점)뿐이었다. 강병현과 양희종, 김윤태가 3점슛 한 개씩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한 것.
2쿼터도 흐름은 다르지 않았다. 이제도가 5득점, 최현민과 전성현이 각각 2득점씩 기록했지만 양희종이 무득점 침묵한 게 뼈아팠다. 피터슨도 1득점에 그치며 사이먼의 짐을 덜어주지 못했다. 반면, LG는 양우섭과 김시래가 고루 터지며 외인들의 짐을 덜었다. 전반은 KGC가 18점 뒤진 채 마무리했다.
3쿼터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피터슨이 폭발한 것이다. 피터슨은 쿼터 들어 3점슛 1개 포함 11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리딩은 여전히 아쉬웠지만, 득점력이라도 과시했다. 사이먼도 8득점으로 여전했다. 여기에 전성현이 3점슛 2방을 꽂아넣으며 추격 고삐를 조였다.
KGC의 4쿼터 추격은 이어졌다. 하지만 전반을 너무 큰 격차로 마무리한 게 뼈아팠다. 사이먼은 올 시즌 최다인 35득점을 꽂아넣었지만 오세근의 도움 없이 승리까지 이끌진 못했다. 결국 KGC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꿇었다. KGC로서는 '오세근이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을 숨기지 못했던 한 판이었다. /ing@osen.co.kr
[사진]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