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의 매력은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의 ‘미(美)친 케미스트리’다. 세 멤버가 낚시하면서 펼치는 입담이며 개그, 그리고 서로 주고받는 합이 차지다.
그 때문에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는 낚시를 모르는 사람도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다. 낚시하는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낚시 경쟁을 하고 견제하고 농담을 던지는 것을 비롯해 낚시 후 요리하며 만들어내는 깨알 같은 재미가 있다.
이경규가 쉴 새 없이 입담을 쏟아내고 이덕화가 옆에서 배꼽을 잡고 웃고 마이크로닷이 추임새를 넣는다.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다. 네티즌들은 세 사람을 섭외한 것이 ‘신의 한 수’라는 반응이 있을 정도다.
‘도시어부’의 장시원 PD는 이덕화를 ‘정신적 지주’, 이경규를 ‘방송 천재’, 마크이로닷을 ‘긍정의 에너지’라고 표현했다.
-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은 어떤 출연자인지?
▲ 마이크로닷은 긍정의 에너지다. 순수하기도 하고 최악의 순간에도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경규는 천재인 것 같다. 촬영 중간중간 눈을 많이 마주치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고 낚시도 생각하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이래서 천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방송 천재’라는 건 고기가 안 잡힐 때 느낀다. 망망대해에서 대본도 없고 리얼로 촬영하는데 본능적으로 재미를 만들어내는 걸 보면 천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경규가 나와 나이 차가 꽤 많이 나는데 열려 있는 사람이라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바다에 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답답할 때가 있고 솔직히 욕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이경규가 알고 욕을 해주는데 속이 시원하다. 제작진이 거기에 깔깔 웃는다. 이경규는 정말 생각이 젊다. 그게 장수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덕화도 마찬가지다. 흔히 말하는 꼰대가 아니다. 열려 있는 사람이다. 이덕화는 정신적 지주인데 한 번은 광어가 70마리 나온다고 해서 파도를 뚫고 2시간 동안 갔는데 고기가 안 나와서 다시 돌아갔다. 고기가 안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60~70명의 스태프를 다 끌고 갔는데 촬영 자체가 불가능하더라. 다들 토하고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덕화가 ‘낚시가 원래 그런 거다. 괜찮다. 돌아가서 잡으면 된다’고 하더라. 정말 위로가 됐다. 멘탈이 나가 있을 때 항상 잡아준다. 어른들 모시고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힘든데 오히려 어른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 출연자들 섭외 과정은 어땠나?
▲ 이경규는 처음에 나한테 이상한 낚시터로 오라고 했다. 낚시하고 낚시터에 골방이 있었는데 소주 한잔 하면서 많은 얘기를 했다. 낚시로 예능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경규도 과연 가능할까 하는 반응이었고 이덕화도 마찬가지였다.
이덕화와는 9박 10일 낚시를 했는데 낚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덕화와 같이 있으니까 즐거웠다. 나는 낚시를 해본 적이 없는데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낚시 못 하는 사람에게 재미있다고 한다. 이덕화가 낚시 재미있다고 하면서 국회의원 떨어진 얘기부터 살아온 얘기를 해줬다. 내가 지루할까 봐 계속 얘기하면서 오디오를 채우는 데 정말 즐거웠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이분과는 꼭 프로그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누구와 프로그램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덕화와 같이 있으면 재미있었다. 이경규도 처음 만났을 때 ‘무섭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솔직히 친구 같았다. 행동 하나하나 웃겼고 같이 있으면 즐거웠다.
- 고민 끝에 만든 ‘도시어부’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 낚시로 예능을 만들 수 있을까 했는데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경규와 ‘해냈다’면서 자축한다. 사실 예능프로그램이 시간이 지나면 ‘똑같다’, ‘지루하다’라는 얘기를 듣는데 ‘도시어부’도 마찬가지일 거고 그 끝을 알고 있지만 박수 칠 때 떠나고 싶지 않다. 서로 술 먹고 전화해서는 단 한 명이라도 박수를 칠 때까지 하자고 얘기한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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