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산만 타던 시절은 지났다. 아마추어농구에서도 NBA의 최첨단 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2018 아이패스 KBL 유스 엘리트 캠프’ 고등부가 25일 속초시 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됐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캠프는 한국의 우수기량 중고농구선수 총 137명(중등부 70명, 고등부 67명)을 초대해 치러진다. 캠프코치에는 허재 국가대표 감독을 비롯해 김상식 대표팀 코치, 이창수 코치, 오성식 코치, 김현중, 한상웅, 박성은 스킬트레이너가 함께 했다. 체력트레이너도 6명 배치돼 선수들의 부상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과거 한국농구는 정신력과 체력만 강조하며 지옥훈련식의 훈련이 많았다. 강압적인 훈련과 구타도 빈번했다. 하지만 이는 옛말이다. 아마추어 농구에서도 NBA가 사용하는 최신식 훈련기법과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KBL이 주최한 유스 엘리트 캠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스킬트레이닝이 도입된데 이어 올해 최초로 ‘퍼포먼스 트레이닝’이 시도됐다. 정말 농구에서 사용하는 선수들의 다양한 근력을 수치화해서 기록하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이 강하고, 또 무엇이 부족한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NBA에서는 신인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에 앞서 ‘드래프트 컴바인’을 실시한다. 여기서 양발점프, Y밸런스 테스트, 스탠딩리치, 레그 리치(다리길이), 레인 어질리티(Lane Agility, 방향전환성 측정), 3/4코트 구간달리기 등 각종 수치를 계산한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체에서 강점과 약점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강운동도 가능하다.
KBL에서도 최첨단 기법을 도입해 아마선수들의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선수들이 자신이 부족한 점을 수치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수들도 흥미를 갖고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허재 대표팀 감독은 “내가 중학생 때는 정말 무식하게 운동했다. 무작정 역기를 들고 산을 타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세대가 바뀌었다. NBA에서 쓰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이 좋은 것 같다. 선수가 어떤 근력이 필요한지 알아서 나쁠 것 없다. 그것을 보고 원하는 보강을 할 수 있다. 우리 세대에 비해 어린 선수들 볼핸들링이 많이 좋아졌다. 과외를 많이 받는다. 개인스킬트레이닝 받다보니 볼을 갖고 놀 줄 안다. 수비를 제치냐 못 제치냐 다음 일이다. 전태풍처럼 공 갖고 놀 줄 안다”면서 과학적인 트레이닝의 효과를 설파했다.
엘리트 선수가 되려면 정신력도 강해야 한다. 아무리 신체조건이 뛰어나고, 장비가 좋아도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허 감독은 “농구를 즐기되 앞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복된 연습이 필요하다. 매번 자기와 싸움에서 이길 줄 알아야 한다. 공부도 지루하면 하기가 싫다. 육체적으로 지루하면 더 하기 싫다. 농구는 반복된 연습을 해서 근력을 내 걸로 만들어야 한다. 경기에서 발휘하려면 반복된 연습한다. 프로도 마찬가지다. 매번 연습해야 경기서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면서 자기와의 싸움을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도 스킬트레이닝 열풍이 불면서 많은 아카데미가 생겼다. 한 시간 일대일 과외를 받는데 15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중고농구 유망주들이 속초에 모여 허재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경험이다. 이번 캠프를 통해 많은 유망주들의 기량발전이 있길 기대해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