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가 자신의 첫 로코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방영된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 김민규(유승호 분)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 조지아(채수빈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로, 오늘(25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에서 까칠한 ‘왕재수’ 재벌 김민규를 맡았다. 생계형 억척녀 조지아로 변신한 채수빈과 로코 호흡을 펼쳤다. 두 사람은 주인과 로봇으로 만나 우여곡절 끝에 연인인 됐고, 지금은 꽁냥꽁냥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김민규가 황도원(손병호 분)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지켜내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유승호의 ‘로봇이 아니야’는 그의 첫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유승호는 멜로에 가까운 러브라인을 연기한 적은 있지만 ‘로봇이 아니야’처럼 말랑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다. 이 때문에 ‘유승호의 첫 로코’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기획 단계부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기대와는 달리, ‘로봇이 아니야’는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따뜻한 이야기를 그렸지만 시청자들의 이목을 확 잡아끌기엔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유승호는 이번 작품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로코 남주로서의 가능성이다.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에서 인간 알러지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로맨스를 이어갔다. 톡톡 튀는 매력의 채수빈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는 첫 회부터 때로는 귀엽기도, 때로는 허당기 넘치기도 하는 김민규를 표현해냈다. 늘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맡았던 유승호의 반전이었다.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유승호는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박력 있는 키스를 하는 상남자 면모를 보였다. 채수빈과의 로코 케미도 합격점이었다. 덕분에 유승호는 로맨틱 코미디에도 어울리는 배우로 입지를 새로이 다졌다. “가볍고 발랄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소원이 이뤄진 셈이다.
그야말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한 유승호. 오랜 배우 생활로 연기력은 이미 다져졌지만, 아무래도 아역 배우로서의 인상 때문에 작품 선택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그는 톡톡 튀는 가벼운 캐릭터까지 포용 범위를 넓히면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번 작품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로코 남주’로서의 역량을 보인 유승호가 과연 다음 작품에서 어떤 변신을 보여줄까. 앞으로의 유승호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로봇이 아니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