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내야수 정근우(36·한화)가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완료했다. 최대 3년의 계약 기간을 더 보장받는 조건이다. 이제는 KBO 리그 역대 최고 2루수가 될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는 24일 FA 내야수 정근우와 2+1년 총액 35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8억 원, 연봉 7억 원, 옵션 2억 원의 세부 조건이다. 2014년 첫 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7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던 정근우는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FA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예상보다는 협상 기간이 길어졌다. 30대 중반의 나이 탓에 타 팀의 구애는 없었고, 원 소속팀 한화의 제시액은 비교적 굳건했다. 한화는 정근우에 당초 2년 계약을 제시했다. 반면 정근우는 2년 이상의 기간을 원해 협상이 공전을 거듭했다. 다만 막판 +1년이라는 옵션을 포함하는 선에서 합의에 이르렀다. 정근우는 옵션 기간까지 포함하면 최대 3년의 기간을 보장받았다고 할 수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SK의 2005년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은 정근우는 SK 왕조의 개국공신으로 활약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인정받았다. 공·수·주를 모두 갖췄고 꾸준함까지 더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런 정근우는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1485경기에서 타율 3할5리, 106홈런, 621타점, 350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도 부상이 있었으나 105경기에서 타율 3할3푼, 11홈런이라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이런 정근우가 최대 3년을 더 뛰면 KBO 리그 2루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누적 기록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수명이 짧은 2루수 포지션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덕이다. 이미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는 분야도 적지 않다. 정근우는 지난해까지 1649안타를 쳤는데 이는 안경현(1483안타)를 훌쩍 뛰어넘는 2루수 역대 1위 기록이다. 1000득점 달성도 유력한데, 이는 2루수로서는 첫 기록이 된다.
그 외 350도루나 2312루타 역시 역대 2루수 최고 기록이다. 106개의 홈런은 김성래(147홈런), 안경현(121홈런)에 이은 3위. 현재 페이스라면 3년 안에 김성래의 기록에 도전할 만하다. 621타점 또한 안경현(722타점), 박정태(638타점)에 이은 3위인데 역시 3년을 건강하게 뛴다면 경신이 가능한 수준이다.
첫 통산 타율 3할 2루수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1000경기 이상을 뛴 2루수를 대상으로 할 때 종전 최고 기록은 박정태의 2할9푼6리다. 박정태는 경력 중반까지 통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으나 2001년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해 결국 3할이 붕괴됐다. 정근우가 마지막까지 지금의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 정근우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