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kt행' 김용주 "이제 좋은 소식으로 이름 알리겠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25 13: 01

생애 처음으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는 곱지 못했다. 이제 김용주(27·kt)는 그 시선을 바꾸려 한다.
2015년 9월, 군 전역을 앞둔 선수 한 명이 야구팬들 사이 화두에 올랐다. 그 주인공은 상무 야구단 전역 후 한화에 복귀하는 김용주.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김용주는 2010년 한화에 1라운드로 입단했다. 2013시즌 후 상무 입대. 군 제대 선수를 시즌 말에 등록하면 엔트리 조정이 필요하다. 거기에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한다면 자동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 시즌 구상이 꼬일 수도 있는 것.
김용주는 2015시즌 상무에서 22경기 97⅓이닝 평균자책점 4.53으로 쏠쏠히 활약했다. 내야수 하주석은 공수에서 안정감을 더할 재원이었다. 결국 김성근 당시 한화 감독은 김용주와 하주석을 1군에 등록했다. 5강 싸움이 한창이었기 때문. 이를 위해 조정원과 채기영이 임의탈퇴됐다.

김용주는 상무 전역 1주일만인 9월 29일 삼성전에 선발등판했다. 그는 5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데뷔 첫 승. 그러나 3일 휴식 후인 10월 3일 kt전서는 이닝 1실점으로 조기강판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 확정됐다. 단 두 경기, 8이닝이 김용주의 등록 이유였다.
한화는 시즌 종료 후 외부 FA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했다. 그 반대급부로 조영우와 박한길을 내줬다. 팀내 상위 드래프티의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장의 가을 야구를 위해 김용주와 하주석을 등록했지만, 실리와 명분 모두를 놓친 셈이 됐다.
선수로서는 부담스러울 상황이었다. 김용주는 2016년 17경기 등판했으나 15⅔이닝을 던지며 2패, 평균자책점 9.77에 그쳤다. 2017년에는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 당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kt의 부름을 받았다.
김용주는 22일 '2018 신년 결의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 직후 팬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그때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동료들의 외투를 빌려 입었다. 처음으로 kt 유니폼을 입으니까 이제 이적이 좀 실감난다. kt맨으로서 뭔가 해보자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kt 이적 당시 받았던 놀라움은 여전히 선명했다. 김용주는 지난해 한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린 11월 22일, 그날 일본에는 장대비가 내렸고 한화는 오전 훈련만 진행했다. 숙소에서 잠을 청하려던 김용주를 후배 박상언이 다급히 깨웠다. "형,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비몽사몽으로 휴대전화를 열었던 그는 쇄도하는 연락에 당황했다. 2차 드래프트로 kt에 옮긴다는 소식을 그때 처음 들은 것. 김용주는 "여기 왜 내 이름이 있는 걸까?"라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처음에는 '왜 날 안 묶었을까'라며 기분 상했다. 하지만 이내 다른 마음을 먹었다. 40인 보호 명단에서 풀리고도 팀을 옮기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kt가 날 데려온 건 그만큼 기대하기 때문이다. 승리에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kt는 좌완 투수 기근에 시달린다. 선발진의 라이언 피어밴드-정성곤, 불펜진의 심재민-홍성용 정도를 제외하면 마땅한 좌투수가 없다.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서 김용주를 비롯해 조현우, 금민철 등 좌완 일색의 선택을 내린 것이다. 김용주는 "선발과 불펜 모두 자신 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5할 승률에 기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 전역 직후였던 2015년 가을 이야기가 나왔다. 김용주는 "이제 팬들에게 좋은 일로 오르내리고 싶다. 준비 잘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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