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악몽같던 'SKT 트라우마' 극복한 KT, 드디어 고비 넘었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1.25 18: 03

e스포츠에서 KT와 SK텔레콤의 라이벌 구도는 그야말로 질기고 질기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수 영입부터 사령탑 교체까지 두 팀이 얽힌 일화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1부터 시작된 두 팀의 악연은 결국 LOL까지 넘어왔다.
LOL에서 KT에게 SK텔레콤은 통곡의 벽이었고 악몽이었다. 반면 SK텔레콤은 위기의 순간 KT를 만나 기사회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칫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KT를 만나면 거짓말 같은 승전보로 분위기 쐐신에 성공했다. 라이벌이라 불리지만 SK텔레콤과 KT의 먹이사슬 관계는 한쪽에게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였다.
서로를 넘지 않고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두 팀의 대결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KT가 오랜 기간 악몽처럼 따라다녔던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KT는 지난 24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SK텔레콤과 1라운드 경기서 1, 3세트를 따내면서 2-1 승리를 거뒀다.

2016년 6월 4일부터 시작했던 정규시즌 6연패와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2017시즌을 모두 송두리째 날아가게 했던 패배의 그림자까지 기분 좋게 날려버렸다. KT의 승리는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선다. 순위 경쟁에서 의미를 따진다면 단지 '1승'이지만 향후 2018시즌의 판도를 고려하면 이제 진정한 경쟁관계로 돌입했다고 넓힐 수 있다.
LOL팀 창단부터 KT에 몸을 담고 있는 오창종 감독 대행은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언제부터 인가 SK텔레콤은 큰 부담이었다.  '승승패패패' 였던 2013 롤챔스 서머 결승전은 어쩌면 트라우마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어렵고 힘든 팀인 SK텔레콤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정말 의미를 단순하게 부여하기 쉽지 않다"고 승리를 기뻐했다.
오 대행의 말처럼은 SK텔레콤은 KT의 지독한 천적이었다. 2016년 4월 6일 열린 2016 롤챔스 스프링에서 2-0 으로 승리했지만 불과 열흘 뒤에 열린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서는 0-3으로 패배하면서 SK텔레콤의 우승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서머 시즌에서는 SK텔레콤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지만 결승에서 락스에 패하면서 다시 한 번 통한의 분루를 삼켰다. 결승전 패배의 여파로 대표선발전까지 흔들리면서 눈 앞까지 다가왔던 롤드컵 티켓도 잡지 못했다.
2017시즌은 더 참혹했다. '슈퍼팀'으로 불리는 다섯 명의 슈퍼스타들이 팀을 이뤘지만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 모든 경기를 패했다. 가장 뼈아픈 패배는 지난해 8월 19일 롤챔스 서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전이었다. 1, 2세트를 이기고 매치포인트 남겨둔 가운데 3, 4, 5세트를 내리 패하면서 역스윕 드라마의 제물이 됐다.
자칫 트라우마가 될 기로에서 거둔 1승이기에 오 대행과 2013 롤챔스 서머 결승부터 SK텔레콤과 맞대결을 벌였던 '스코어' 고동빈은 더욱 승리를 기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맞대결서 잡기 어려웠던 SK텔레콤을 상대로 올린 값진 승리지만 아직 트라우마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한 번의 승리라고 하기에는 선수단 전체의 동기부여가 컸다. 자신감도 생겼다. 정규시즌 6번의 패배 이후 659일 만에 거둔 승리가 KT를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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