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다들 잘 해주셔서 적응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지난 5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양창섭에게 합류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덕수고 출신 양창섭은 고교야구 무대에서 손꼽히는 우완 정통파. 140㎞ 후반에 이르는 직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황금사자기 2연패를 이끌었다.
최채흥, 김태우와 함께 삼성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양창섭은 '1군 전력감'이라는 평가에 대해 "내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부담보다 책임감과 설렘이 더 크다. 어릴 적부터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렇기에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등번호 15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김한수 감독님께서 15번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고르게 됐다. 낮은 등번호가 기대치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신인답게 패기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양창섭의 주무기는 슬라이더. 그는 "결정구로 사용할땐 빠르게 던지고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카운트를 잡기 위해 느리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이어 커브까지 장착한다면 레파토리가 더욱 다양해질 듯. 그래서일까. 양창섭은 커브의 달인으로 불리는 윤성환에게서 한 수 배우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윤성환 선배님이 롤모델이었다. 커브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배우고 싶다. 함께 훈련하면서 좋은 부분을 배운다면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양창섭의 말이다.
양창섭에게 1군 무대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를 묻자 "이대호(롯데) 선배님과 한 번 대결해보고 싶다. 한미일 3개 리그를 모두 경험한 최고의 타자 아닌가. 이대호 선배님과 맞붙게 된다면 신인답게 과감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삼성 마운드는 한때 극강 전력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들어 그 무게감이 떨어졌다. 양창섭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이에 양창섭은 "내가 어느 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기회가 많다고 해서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절대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 포함된 양창섭은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 프로 선수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한편으로는 고등학교와 분위기가 달라 걱정되기도 했는데 선배님들이 워낙 좋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아마추어 시절과는 달리 투구수와 이닝 모두 늘어나는 만큼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창섭은 삼성과 계약한 뒤 덕수고 야구부 후배들에게 한 턱 제대로 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그 액수가 상상 그 이상이라고 한다. 그는 "그동안 함께 고생했던 친구와 후배들에게 맛있는 거 몇 번 산 게 전부다.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정말 기뻤다. 더 많이 베풀 수 있도록 야구 열심히 해야 겠다"고 자신을 낮추기도.
이어 "후배들이 현재 해외 전훈에 참가중이다. 후배들이 내가 작년 이맘때 느꼈던 그 느낌을 알 것 같은데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선배로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야구용품도 듬뿍 챙겨주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양창섭의 올 시즌 목표가 궁금했다. "팀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선발과 중간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면 선발이 더 좋다. 선발진에 포함된다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신인왕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