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세계랭킹 58위, 한국체대)이 '복병'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의 돌풍을 잠재우며 2018 호주오픈의 진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정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서 샌드그렌을 3-0(6-4, 7-6(5), 6-3)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4강행 상금으로 88만 호주 달러(약 7억 5000만 원)를 확보한 정현은 오는 26일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 체코) 승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정현은 지난 22일 대회 16강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3-0(7-6(4), 7-5, 7-6(3))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앞서 '레전드' 이형택(2000, 2007 US오픈 남자 단식 16강)과 이덕희(1981 US오픈 여자 단식 16강)를 넘어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에 진출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정현의 8강 상대인 샌드그렌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32강서 8위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를 3-0으로 완파한 샌드그렌은 16강서 세계 5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겨 생애 첫 그랜드슬램 8강행의 꿈을 이뤘다.
예상대로 샌드그렌은 강서브를 주무기로 내세웠다. 여기에 빠른 대시로 네트 플레이까지 곁들이며 정현을 압박했다. 샌드그렌은 1세트에만 서브 속도가 203km까지 찍히는 등 서브에이스를 4개나 기록하며 정현을 옥죄었다.
정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강철 체력과 코트 좌우를 흔드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완벽한 코트 커버력을 선보였다. 정현은 1세트 서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샌드그렌에 우위를 점하며 게임스코어 6-4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위기였다. 정현은 게임스코어 3-5까지 끌려갔다. 샌드그렌은 서브에이스 5개와 절묘한 발리 포인트를 묶어 2세트 중반까지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정현의 집중력은 벼랑 끝에서 더욱 빛났다.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위기에서 탈출한 정현은 포핸드와 백핸드를 가리지 않고 절묘한 발리와 다운 더 라인을 성공시키며 샌드그렌의 기세를 꺾었다. 정현은 결국 타이브레이크 혈투 끝에 7-5로 이기며 2세트까지 따냈다.
정현은 3세트 지친 기색이 역력한 샌드그렌을 상대로 비교적 손쉽게 4강행을 확정지었다. 정현은 게임스코어 5-3, 자신의 서브게임서 수 차례 듀스 끝에 승리하며 호주오픈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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