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힘이었다.
KIA타이거즈가 2018 연봉협상을 무난히 마무리했다. 삭감된 선수들도 있었지만 인상된 선수들이 많았다. 몇몇 우승 공신들은 기록적인 인상폭을 이끌어냈다. 이견들도 있었겠지만, 협상 과정에서 눈에 띠는 갈등도 없었다. 통합 우승 프리미엄도 있었고 잘하면 보상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관심을 모았던 타격왕 김선빈은 8000만원에서 2억원(250%) 오른 2억8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동시에 3할7푼으로 타격 1위를 차지해 자신의 역대 최고액을 받았다. 김선빈은 공격은 물론 유격수로 수비에서도 최상급 고과를 받아 상당폭 인상은 예견되었다.
김선빈과 함께 복귀해 홈런(21개)과 타점(93개)에서 생애 최고 기록을 세운 안치홍도 2억2000만원에서 1억원(45.5%)이 올랐다. 군복무를 마치고 어김없이 공격과 수비에서 견실한 활약을 펼쳐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 3억대 클럽에 가입했다.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기영(3100만원→1억3000만원), 주전 포수 김민식(6000만원→1억5000만원), 필승 불펜요원 김윤동(4700만원→1억5000만원)도 큰 폭으로 오르며 생애 처음으로 억대 연봉 클럽에 가입했다.
임기영은 8승과 한국시리즈 1승을 따내 선발진의 기둥 노릇을 했다. 김민식은 안정된 경기력을 이끌며 우승포수로 이름을 높였고, 김윤동도 마당쇠로 던진 공로를 인정받아 기분좋게 사인을 했다. 나란히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했다.
이적생 톱타자로 맹활약을 펼친 이명기는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을 올렸다. 임기영과 함께 신데렐라 트리오로 꼽히는 정용운과 이민우도 인상 명단에 포함되었다. 정용운은 3100만원에서 7500만원, 이민우는 27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올렸다. 52경기에 출전한 심동섭도 1억3000만원에서 2000만원 올랐다.
김민식과 포수 경쟁을 벌인 한승택도 31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유망주 최원준도 31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멀티플레이어 서동욱은 3500만원이 올라 1억8500만원이 되었다. 반면 불펜에서 뛰었던 임창용의 연봉은 동결(5억원)이었다.
KIA는 작년 말에 양현종과 23억원(옵션 제외)에 재계약했고 김주찬과도 2+1년 27억원에 FA 계약했다. 헥터 노에시(200만 달러), 로저 버나디나(110만 달러), 팻딘(92만5000달러)도 올랐다. 구단은 확실한 성적으로 우승에 기여한 선수들은 확실하게 대우를 해주었다. 우승의 힘을 보여준 연봉 협상이었다.
45명의 대상자 가운데 25명이 올랐고 동결은 6명, 14명이 삭감되었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프리미엄이 작용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김진우은 1억2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내려앉았고 김주형도 1억1000만원에서 3500만원이 깎여 억대 연봉클럽에서 탈퇴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