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러스'가 서서히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더니 월화극 1위로 종영, 아름답게 퇴장했다.
지난 12월 4일 첫 방송된 KBS2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좌윤이(백진희 분)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치원(최다니엘 분)이 비서와 보스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복귀한 최다니엘과 '미씽나인'을 끝낸 백진희가 주인공으로 만나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강혜정, 이원근, 차주영, 인교진, 정혜인, 김창완, 정성호, 정수영 등이 합류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저글러스'는 초반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집중적으로 다뤄 명확한 '갑과 을'을 보여주는 오피스 드라마 인상을 심어줬고,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더해져 극적인 갈등 구조를 만들었다. 남치원의 전 부인이 등장해 좌윤이까지 삼각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사실 '저글러스'가 시작할 때만 해도 지상파 월화극 중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아니었다. SBS '의문의 일승'은 요즘 인기가 높은 통쾌한 장르물이었고, MBC '투깝스'는 조정석과 걸스데이 혜리를 주연으로 내세워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다른 성적표였다. 월화극이 전체적으로 시청률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저글러스'는 조금씩 선두로 치고 나갔다. 최고 기대작으로 점쳐졌던 '투깝스'는 주인공 연기력에 혹평이 쏟아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저글러스'는 코미디와 로맨스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배우들의 연기력도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1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해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마지막 회도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나타냈다. 최고 시청률은 8회에서 기록한 9.9%로,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녀의 법정' 후속으로 방송된 '저글러스'는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KBS2 월화극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에도 유쾌하고 훈훈했던 작품을 남길 수 있게 됐다.
한편, '저글러스' 후속은 윤두준, 김소현 주연의 '라디오 로맨스'로 오는 29일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저글러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