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 증명하라” SK 전지훈련 명단의 의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1.24 13: 02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SK의 2018년 전지훈련 명단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제각기 장점을 뽐내려는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SK는 오는 30일부터 시작, 3월 10일까지 이어질 2018년 스프링캠프 일정을 확정해 23일 발표했다. SK는 30일 본진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히스토릭 다저스타디움으로 출발한다. 23일에는 몇몇 선수들이 현지 적응 및 개인훈련차 먼저 출국했으며, 현재 플로리다에서 재활캠프에 임하고 있는 5명의 선수(전유수 김광현 한동민 김동엽 김택형)들은 2월 2일 합류할 예정이다.
선수만 총 45명으로 오는 2월 21일까지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 2월 24일 다시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전지훈련에 임한다. SK 관계자는 “예년에 비하면 캠프 참가 인원이 다소 늘었다”고 설명했다. 2차 전지훈련을 앞두고 몇몇 탈락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경쟁의 기회를 얻은 선수들 자체는 늘어난 셈이다.

팀의 주축을 이뤘던 베테랑 선수들은 대다수 이번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점점 거세지고 있는 세대교체 흐름에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한껏 발휘해야 한다. 여기에 눈에 띄는 것은 어린 선수들도 상당수가 1차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박성한 최민재 이승진 이원준 정동윤 최진호 허웅과 같은 선수들이다. 이들 중 몇몇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릴 퓨처스팀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구단은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넣었다.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은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염경엽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이들이 거둔 성과를 대단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채우면서 기술적이나 심리적으로나 큰 발전을 이뤘다는 내부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무리캠프에서는 트레이 힐만 감독이 없었다. 당초 짧게라도 캠프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해 보고는 받았지만 직접 보지 못했기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이 선수들은 이번 플로리다 캠프가 자신의 경쟁력을 감독에게 직접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설사 2군 캠프로 탈락한다고 해도 감독에게 한 번 눈도장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
베테랑 선수들의 수성 여부도 관심이다. SK의 베테랑 선수들은 2017년 대다수가 자신이 설정해둔 시즌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비시즌 동안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일부 선수들은 해외 개인 훈련을 통해 2018년을 대비해왔다. 힐만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존중하지만, 그것이 무조건적인 기회로 이어지지 않음을 2017년 시즌 운영을 통해 보여줬다.
한편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나머지 선수들은 가고시마 퓨처스팀 캠프에서 기회를 엿본다. 김무관 퓨처스팀 감독이 이끌 퓨처스팀 캠프는 오는 2월 13일쯤 시작돼 3월 10일경까지 이어진다. 가고시마와 1군의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가 가까운 만큼 상호 이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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