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전역이 들썩였다. 마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장쑤성 쿤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카타르와 4강전서 2-2로 비긴 이후 돌입한 승부차기(4-3)에서 승리, 대망의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 대표팀의 승리에 베트남 전역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가 길거리를 뒤덮었기 때문이다. 하노이와 호치민시 등 베트남 각지에서는 이날 승리를 축하하는 퍼레이드가 열렸다.
24일 '베트남TV' 등 현지언론들은 "박항서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 베트남 대표팀의 결승진출에 베트남 전역이 잠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하는 베트남 국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베트남 기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베트남 항공은 상하이 항공편을 증편했고 일부 기업들은 이날 경기 응원을 위해 오후에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또 직원들의 경기 시청을 위해 5만원 정도의 회식비를 지원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현지언론들은 박항서 감독에 대한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베트남이 더 이상 세계 축구의 그늘에 머물지 않게 됐다면서 힘, 압박, 포메이션 등 모든 면에서 능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박 감독이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특히 '대담함의 상징'이 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각각 8강과 4강에서 중동축구를 상징하던 이라크와 카타르를 꺾는데 일등공신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정신무장은 물론 부상까지 철저히 관리한 덕분에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이 수비적인 전술을 대신 중원과 공격에 비중을 두는 3-5-2 전술을 택함으로써 상대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일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박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오는 27일 오후 결승전을 펼친다. 베트남은 이제 박항서 감독의 노력을 통해 더 이상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 아닌 국가가 됐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