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화를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뉴스는 최귀화의 나이와 관련된 소식이다. 1978년생으로 배우 뿐만 아니라 아이돌로도 활동 중인 god의 윤계상, 그리고 재결합 후 전성기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며 10대 팬까지 끌어모으고 있는 젝스키스의 은지원이 최귀화와 동갑내기라는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하기 좋은’ 뉴스거리가 된다.
최귀화는 인터뷰를 통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외모에 관련된 주제보다는 최귀화가 배우로서 선보여온, 선보일 연기의 길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고 싶다는 것.
최귀화는 “제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저는 사실 노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귀화는 “그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계상, 은지원, 두 사람이 정말 어려보이는 거다. ‘노안’이라는 이야기가 한 번 나오니까 제가 뭐만 하면 자꾸 꼬리표처럼 따라붙더라”라고 토로해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짐작케했다.
“제가 어떤 작품에 나오든, 무조건 기사 얘기에 나이, 얼굴 얘기가 나와요. 배우는 연기로 승부하는 사람인데, 연기에 대한 언급이 아니고, 외모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니까 사실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자꾸만 ‘노안’ 이런 이슈로 배우 최귀화가 흐려져 버리는 느낌도 들었어요. 사실 스트레스도 좀 받고, ‘죽어라 연기 열심히 해봐야 소용이 없나’라는 생각에 자괴감도 컸던 게 사실이에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이야기라는 건 알지만, 배우로서는 경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최귀화는 “나는 정상이다”라고 못박으며 “윤계상, 은지원, 이런 친구들이 비정상적으로 어려 보인다.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 그들이 나와 함께 빨리 늙길 바란다”고 껄껄 웃었다.
오늘(24일) 영화 ‘1급기밀’이 개봉했고,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와 ‘황금빛 내 인생’을 촬영 중이다. 끊임없이 차기작도 논의 중이고, 들어오는 대본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야말로 ‘황금빛 인생’을 살고 있지만, 바쁘고 급할수록 신중하게 돌아가겠다는 것이 배우로서 최귀화의 각오다.
“너무 쉼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앞으로는 작품 수를 줄이고, 한 작품 한 작품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한 작품을 해도 제 모든 것을 쏟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귀화의 중요한 계획 중 하나는 대규모 버짓을 자랑하는 상업 영화가 아닌, 소규모 저예산 영화, 독립 영화, 대학생들의 졸업 작품 등에 출연하겠다는 것이다. 최귀화는 “이름이 알려지기 전부터 작은 작품에 많이 출연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들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다. 예전부터 제가 조금이라도 잘 되면, 이런 작은 작품들에 출연해서 작품들이 반드시 빛을 볼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알려진 사람이 출연하면 어느 정도 이슈는 되지 않겠느냐”라며 “그분들이 또 좋은 감독이 되면 영화계의 선순환이 이뤄질 거다. 지금도 여러 작품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배우로서의 진솔한 연기관을 전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 이 구절이 배우 최귀화에게 통하지 않는다. 당장의 빛나는 수식어보다, 함께, 멀리 가는 배우의 길을 선택하고자 하는 최귀화. 가장 뜨거운 시절, 위보다는 아래를 향하는 최귀화의 뚝심을 주목하고 응원한다./mari@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