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감독 봉준호)가 제90회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최종후보에서 미끄러졌다. 지난 22일 오후 10시30분(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측이 공식 SNS를 통해 후보작들을 발표한 것을 보면 절치부심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당초 미국 연예매체들이 일제히 ‘옥자’가 시각효과상 최종후보에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점쳐놓고, 결국 외국 작품들만 수상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 두 달 전부터 ‘옥자’의 최종 후보 등록을 놓고 벌인 그들의 요란함을 생각하면 그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로 끝나 아쉬움을 남긴다.
이날 시각효과 부문 최종후보로 오른 작품은 ‘블레이드 러너 2049’,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혹성탈출:종의 전쟁’, ‘콩:스컬 아일랜드’ 등 5편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에이리언: 커버넌트’, ‘덩케르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과 함께 시각효과상의 후보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으나 결국 최종 5편 안에는 들지 못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옥자’는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국제적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도 ‘옥자’는 봉준호 감독 스스로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느끼는 절박함, 아픔, 사랑 이 한층 성숙해졌다고 평가한 작품이며,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고 밝힌 영화이다.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도 이미 관객들은 그의 작품에 찬사를 보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