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의 김창완이 11년이 지나도 소름을 선사하는 명연기를 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MBC 드라마 '하얀거탑-리마스터드'에서는 장준혁(김명민 분)이 우용길(김창완 분)에게 뇌물을 건넸다가 좌천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장준혁은 친구 최도영(이선균 분)에게 부탁받은 췌장암 환자 수술을 했다가 윗선의 눈밖에 났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준혁은 "왜 감투에 집착하냐"는 최도영에게 "난 너와 갈길이 달라"라고 선언했다.
장준혁은 지방 발령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하늘의 계시처럼 때마침 그의 선임 이주완(이정길 분)의 딸 이윤진(송선미 분)이 급성 담낭염 수술을 맡게 됐다. 장준혁은 자신의 지방 발령을 종용했던 이주완에게 보란듯이 완벽한 수술을 해냈다.
거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준혁은 아내 민수정(임성언 분)을 통해 우용길의 아내에게 고액의 그림을 선물했다. 뒤늦게 선물의 정체를 알게 된 우용길은 장준혁을 불러 "그런 걸 보낸 것만으로도 내가 자네 의사 가운 벗길 수도 있는 것 아나"라며 그길로 이주완에게 전화를 걸어 "장 교수가 지방 발령 자청했다"고 말했다. 장준혁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이주완도 냉큼 "본인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고, 장준혁은 무릎까지 꿇었지만 좌절을 맛봤다.
이처럼 숨막히는 병원 내 권력 싸움을 보여준 '하얀거탑'은 11년 만의 재방영에도 여전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특히 우용길 역할을 맡은 김창완은 다시 봐도 분노를 유발하는 명연기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자신은 거리낌없이 뇌물이 든 케이크 상자를 받으면서, 장준혁의 그림을 문제삼아 그를 쫓아내는 행태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장준혁을 꿰뚫어보듯 서늘하게 말하는 모습은 소름을 돋게 하기 충분했다.
김창완 뿐 아니라 점점 권력에 눈이 멀어가는 장준혁을 연기하는 김명민이나, 장준혁의 좌천 소식을 듣고 앓던 이 빠지듯 비열하게 웃는 이주완 역의 이정길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연기를 펼쳤다. 11년 후에 다시 봐도 여전히 벼린 칼날처럼 날카로운 연기의 향연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yjh0304@osen.co.kr
[사진] '하얀거탑'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