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만세!".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밝은 웃음을 지었다. 지난 23일 콘사돌레 삿포로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서 결승에 오른 베트남의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최강희 감독은 "(박)항서 형 만세!. 박항서 만세!"라고 외치며 밝게 웃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중국 장쑤성 쿤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4강전서 2-2로 비긴 이후 돌입한 승부차기(4-3)에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정규 시간 동안 응우엔 쾅 하이의 멀티골로 두 번이나 추격에 성공했다. 카타르에게 선제골과 다시 앞서가는 골을 내줬지만 그럴 때마다 재빠른 역습으로 돌려주는 저력을 보여줬다
결국 정규 시간과 연장전 승부를 가리지 못한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잔인한 11m 룰렛도 박항서 감독의 마법을 멈출 수는 없었다. 마지막 키커 부 반 탄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베트남은 4-3으로 승부차기에서 승리하고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핸드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최강희 감독은 베트남의 선전에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승부차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옮기지 않은 최강희 감독은 베트남의 마지막 키커가 골을 터트리자 "만세"를 외쳤다. 또 "항서 형 만세!"라면서 박항서 감독과 끊어지지 않는 인연을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과 최강희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30년 지기로 지내고 있다. 주민등록 상 박 감독이 1959년 1월생, 최 감독은 같은 해 4월생이지만 둘도 없는 2년 선후배 사이다. 특히 수원에서 김호 전 감독을 보좌하며 수원의 2연패를 견인했다. 그리고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힘을 합치기도 했다.
그리고 K리그 한 팀에 감독과 코치로 부임할 계획도 있었던 둘의 사이는 정말 허물없다.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펼치던 최강희 감독도 '형' 박항서 감독의 선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시절 사연까지 겯들이면서 자주 끊기는 핸드폰을 통해 결과를 끝까지 확인했다.
최강희 감독은 베트남이 비록 먼저 골을 넣지 못했지만 분명 추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리드를 빼앗겼을 때도 만회골을 터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베트남의 승리를 거두자 만세를 외쳤지만 이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승자인 베트남을 이끈 박항서 감독 대신 카타르 코칭스태프를 비춘 방송 때문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박항서 감독님의 어퍼컷 아니 점프를 봐야 하는데..."라며 절친의 승리에 대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