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이 이끈 대표팀이 무패 우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지 10주년이다.
어느덧 10년이 지난 지금, 베이징 금메달 감동을 일군 24명 태극전사들의 처지는 제 각각이다. 은퇴한 선수도 있고, 해외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당시 금메달리스트 중 한 명인 정근우는 한화와 FA 협상에서 계약 기간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정근우의 처지를 계기로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리스트들 중 누가 여전히 건재한지 살펴봤다.
# 투수- 해외파, 재활파, 은퇴는 1명
당시 대표팀에 투수는 10명이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더블 에이스로 활약했다. 봉중근, 장원삼, 송승준이 선발 요원이었고, 한기주, 권혁, 윤석민, 정대현, 오승환이 불펜으로 뛰었다.
류현진과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성공적인 재기 시즌을 보냈고, 지난 1월 아나운서 배지현과 결혼했다. 오는 25일 출국해 LA 다저스와 계약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을 뛴 오승환은 FA가 돼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김광현(SK)과 윤석민(KIA)은 지난해 재활로 1년을 통째로 쉬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올 시즌 100~110이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활 속도가 더딘 윤석민은 스프링캠프에 포함돼 복귀에 희망을 주고 있다. 봉중근(LG)도 지난해 중반 수술하고 재활 중이다. 올해 5~6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 부상과 수술로 시련을 겪은 한기주는 지난해 11월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재기를 노린다. 쿠바와의 결승전,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경기를 끝낸 정대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장원삼(삼성)은 지난해 연봉 7억 5000만원에서 2억원에 재계약, 역대 최고 삭감액으로 계약했다. 송승준(롯데)과 권혁(한화)은 각각 선발과 불펜 한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 포수- 한 팀에서 뭉치다
베이징올림픽에 포수로는 진갑용과 강민호 2명이 출전했다. 주전 포수였던 진갑용은 2015시즌을 끝으로 은퇴, 해외 연수를 거쳐 올해 삼성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던 강민호는 올 겨울 FA 자격을 재취득, 롯데를 떠나 삼성과 4년 8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안방을 책임졌던 두 선수는 이제 삼성에서 배터리 코치와 주전 포수로 재회, 2년 연속 9위를 차지한 삼성의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 내야수- 7명 중 현역은 2명 남다
내야수 중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많다. 24명 중 은퇴 선수는 7명인데, 내야수에서 5명이나 된다. 베이징올림픽 엔트리에 내야수는 7명이었다. 단 2명만이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지난해 KBO리그로 복귀한 이대호(롯데)와 한화와 FA 협상 중인 정근우다.
나머지 금메달리스트들은 은퇴했다. 결승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병살 플레이로 마무리한 유격수 박진만, 2루수 고영민은 은퇴 후 코치로 변신했다. 백업 유격수였던 김민재도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3루수였던 김동주는 은퇴하고 야구 레슨을 하고 있다. 일본과의 준결승(8회 역전 투런)과 쿠바와의 결승전(1회 선제 투런)에서 잇따라 결승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지난해 마지막 시즌을 뛰고 화려한 은퇴식을 치렀다.
# 외야수- 5명 전원 이적 & 현역
베이징올림픽을 누빈 외야수는 5명, 모두 2018시즌에도 선수로 뛴다. 10년 전 올림픽에 이종욱(NC), 이용규(한화), 김현수(LG), 이진영(kt), 이택근(넥센)이 출전했다.
이종욱과 이용규는 좌타 듀오 테이블세터로 대표팀 공격을 물꼬를 텄다. 초반에 이진영이 주전 우익수였으나, 김현수가 일본전 깜짝 대타로 성공한 이후 주전 외야수로 뛰었다. 이택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대표팀을 챙겼다.
10년이 지난 지금, 5명 모두 소속팀이 한 차례 이상 바뀌었다. 2014시즌 두산에서 NC로 FA 이적한 이종욱은 올해 FA 재취득 후 1년 계약을 했다. 2014시즌 KIA에서 한화로 FA 이적한 이용규는 올해 FA 신청을 미루고 명예회복을 노린다. 이택근은 2010시즌 LG로 트레이드됐다가 2012시즌 FA 자격을 얻어서 친정팀으로 되돌아왔다. 이진영은 2009시즌 LG로 FA 이적을 했고, 지금은 kt에서 뛰고 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2년 만에 복귀, 올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