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한국 감독의 희비가 갈렸다. 박항서 감독은 마법같이 성공했지만, 김봉길 감독은 마법처럼 실패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3일 밤 중국 쿤산 스포츠 센터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서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연장전서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우즈벡에 1-4로 완패했다.
앞선 4강전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카타르를 꺾고 먼저 결승에 선착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대회 4강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결승 진출까지 달성하며 자국 축구사를 새롭게 썼다.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을 바꿨다.
한국 축구 팬들은 내심 한국과 베트남의 리턴 매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를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우즈베키스탄전 한국은 장윤호의 퇴장 악재가 있긴 했어도 이길 자격이 없는 팀이었다.
조별리그부터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날 대패는 무기력한 김봉길호가 받아야 하는 당연한 경기 결과였다. '골짜기 세대'라는 선수들의 기량 문제를 떠나서 김봉길호는 무슨 축구를 추구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선수간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나 연계, 조직력 전혀 갖춰진 것이 없었다. 소집 직후 아무런 훈련도 하지 않은 채 짐을 들고 그대로 경기장으로 온 느낌이었다. 당연히 대표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김봉길 감독에게 돌아간다.
김봉길 감독은 대표팀 소집 당시 기자회견에서 "축구는 팀 스포츠다. 조직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연습경기를 한 것도 하나가 되기 위함이었다. 선수들에게 헌신과 강한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와 달리 경기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지자 김봉길 감독은 다시 한 번 패스 플레이와 조직력 향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봉길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토너먼트에서도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졌다. 결국 8강 시리아전 졸전 끝에 힘겹게 올라간 한국은 만만치 않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는 와르르 무너졌다.
김봉길 호의 실패는 베트남을 지휘한 박항서 감독의 마법 같은 성공과 대비되어 한국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사를 새롭게 썼다면, 김봉길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실패를 더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U-23 연령대에서 7승 1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봉길호가 당한 9경기 만의 패배는 너무나 아프고 비참했다.
아픈 역사를 쓴 김봉길호는 오는 26일 오후 5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에 일격을 당한 카타르와 3-4위전을 치른다. 반면 박항서의 베트남은 오는 27일 오후 5시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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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