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오늘), 전혀 다른 색의 두 한국 영화가 베일을 벗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니어벤져스'가 뭉친 휴먼 코미디 '비밥바룰라'(이성재 감독), 그리고 방산비리라는 대한민국 국가 권력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1급기밀'(홍기선 감독), 두 영화가 동시에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 웃음과 감동의 '비밥바룰라',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의 '1급기밀'이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밥바룰라', 韓 '시니어벤져스'들의 웃음과 감동의 욜로 라이프
줄거리: 암 선고를 받은 영환(박인환)은 평생 친구로 지내온 현식(임현식)과 순호(신구 분)에게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한 가지 씩 해보자고 제안하고 잠시 이들을 떠났던 또 한 명의 친구 덕기(윤덕용)를 찾아 나선다. 덕기를 찾아 드디어 친구들이 모두 뭉쳤고 영환은 친구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실현해나간다.
‘국민 아버지’라 불리는 박인환, 신구, 윤덕용, 임현식은 ‘비밥바룰라’에서 누군가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아닌 자신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나간다. 이들의 소박하지만 유쾌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는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박인환은 네 친구의 중심축으로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신구는 형으로써 듬직하고 힘이 되는 모습을, 윤덕용은 애틋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임현식은 특유의 코믹함과 능청스러움으로 폭소를 담당한다.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비밥바룰라’가 젊은 관객들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1급기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특급 기밀
줄거리: 박대익 중령(김상경)은 야전에서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어느날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 대위(정일우)가 찾아와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박대익 중령은 부품구매 서류를 확인하던 중, 유독 미국의 에어스타 부품만이 전투기에 공급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던 어느날 강영우 대위가 전투기 추락사고를 당하고, 박대익 중령은 이를 조종사 과실로 만들어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는다. 박대익 중령은 모든 진실을 알기 위해 은밀한 뒷조사를 이어나가고, 결국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관련해 에어스타, 그리고 미국의 펜타곤, 국방부 간에 진행되고 있는 모종의 계약을 알게 된다. 결국 박대익 중령은 PD25시의 기자 김정숙(김옥빈)과 손잡고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군복 뒤에 숨은 도둑들의 만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1급기밀'은 한국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소재로 하는 의미 있는 영화다. 그러나 방산비리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탓에 지난 정부들로부터 견제를 받았고, 결국 지역영상위원회와 개인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촬영을 완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촬영 직후 연출을 맡았던 홍기선 감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등, '1급기밀'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갖은 어려움이 있었다.
마침내 어렵게 개봉을 앞뒀지만 '1급기밀'의 앞날은 여전히 밝지 못하다. '1급기밀' 측은 23일 "개봉 하루 전날까지도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당시 모니터 평점 10점 만점에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의미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들었지만 관객을 만나기 위한 개봉관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 '1급기밀' 측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제대로 된 상영의 기회조차 제한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가 알아야 마땅할 비밀을 알리기 위해 뭉친 믿고 보는 배우들의 폭로전은 '1급기밀'을 확인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의미라는 지점을 넘어 대중 영화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은 '1급기밀'에게 과연 정당한 평가를 받을 기회가 주어질까. /mari@osen.co.kr, mk3244@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