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마츠 빌란더(54, 스웨덴)가 세계랭킹 58위 정현(22, 한국체대)을 차세대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았다.
23일(한국시각)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노박 조코비치(31, 세르비아, 세계랭킹 14위)와의 16강전 경기를 본 마츠 빌란더가 한국인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에 오른 정현을 로저 페더러 이후 세대를 이끌 스타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는 여러 전문가들이 알렉산더 즈베레프(21, 독일, 세계랭킹 4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7, 불가리아, 3위), 닉 키르기오스(23, 호주, 세계랭킹 17위) 등을 페더러가 라켓을 놓은 후 정상에 오를 스타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빌란더가 이 차세대 스타들 대열에 정현의 이름을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빌란더는 정현이 전날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서 3시간 21분 혈투 끝에 전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를 3-0(7-6(4), 7-5, 7-6(3))으로 꺾은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빌란더는 유로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페더러 이후 테니스 황제 자리에 대해 거론했다.
빌란더는 "우리는 그동안 즈베레프가 밝은 미래를 지녔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는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즈베레프는 그랜드슬램과 같은 큰 대회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빌란더는 "키르기오스는 토너먼트에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면 미래에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키르기오스는 아직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이 없다.
이에 빌란더는 "나는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조코비치를 상대로 한 플레이 방식을 유지한다면 정현도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정현을 가장 밝은 미래를 가진 스타에 정현의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란더는 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테니스 전설이다. 통산 7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보유했고 1988년 한 해에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을 휩쓸었다. 특히 1983년 19세의 나이로 호주오픈에서 우승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남아 있다. 호주오픈에서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 연속 결승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지미 코너스, 안드레 애거시, 라파엘 나달과 함께 그랜드슬램 대회 중 잔디, 클레이, 하드코트에서 모두 우승한 역대 4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윔블던에서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호주오픈 당시 코트가 잔디였다. 빌란더는 지난 2002년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앞서 이번 대회 정현을 비롯해 남자단식 이형택(2000, 2007 US오픈)과 여자단식 이덕희(1981 US오픈)가 그랜드슬램 16강에 진출한 적은 있었지만 8강에 오른 이는 정현이 최초다.
정현은 오는 24일 오전 11시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과 대회 8강전을 치른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꺾을 경우 준결승서 세계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결승까지 진출하면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격돌을 기대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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