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부터 초능력까지, 연상호 감독의 '연상호 월드'는 또 통할까.
23일 오후 서울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염력'(연상호 감독)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염력'은 1156만 명을 동원한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 '부산행'을 통해 탄탄한 스토리 구사 능력과 신선하면서도 뚝심 있는 연출 능력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이 좀비에 이어 초능력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선택하면서 과연 '염력'이 어떤 내용을 그릴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베일을 벗은 '염력'은 초능력을 소재로 빚어낸 현실 통찰적인 코미디로 눈길을 끌었다. 코미디라는 외피를 입은 '염력'은 도시 재개발과 용역으로 인한 참사, 그리고 공권력의 폭력성 등 사회 문제까지 두루 짚어낸다.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때도 그랬지만, 초인적인 이야기를 다룰 때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뭘 다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 도시개발이라는 것을 떠올렸다"며 "한국의 근대화에 있어 계속 있어왔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인 시스템의 문제와 인간적인 히어로와의 대결을 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점에 관객 분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초능력'이라는 소재는 '염력'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사물과 사람을 자유자재로 들었다 놓을 수 있는 초능력을 다룬 '염력'의 탄생은 '부산행'의 성공이 있어 가능했던 결과다. 모두가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좀비'라는 소재로 국내 흥행은 물론, 해외 평단의 극찬까지 이끌어낸 연상호 감독이 '초능력'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어떻게 변주했을지가 관객들의 최고 관심사일 터.
연상호 감독은 "제가 다음 영화에 망할 수도 있는 거니까, 이왕이면 남들이 하기 어려운 걸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한국에서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지기 힘든 코미디를 하고 싶었고, 거기에 사회적 메시지가 강하게 들어가 있는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며 "코미디에 그간 한국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섞었다. '염력'은 전작인 '부산행'이라는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들어가기 힘든 프로젝트였다. 이 영화를 만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작 '부산행'은 좀비라는 새로운 소재에도 1156만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을 동원했다. '부산행'의 성공에 힘입어 탄생된 또다른 문제작, 혹은 화제작 '염력'은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까. 또다시 열린 새로운 세계, 연상호 월드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mari@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