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감독인 연상호, 박찬욱, 봉준호 감독들의 뮤즈들이 재조명 되고 있다. 세계 평단과 관객들을 사로잡은 감독들인 만큼 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들 역시 매 작품마다 끊이지 않는데, 이 감독들과 무려 2번 이상의 작품을 한 뮤즈들의 작품 속 변천사에 관심이 쏠린다.
# '염력' 연상호 감독-정유미, 이번에도 옳다!
먼저 정유미는 지난 6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린에 공식 초청돼 전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부산행'(2016) 속 ‘성경’ 역으로 화제를 모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윰블리’라는 별명을 가진 정유미는 '부산행'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임산부로 연기 변신에 성공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당시 연상호 감독은 “정유미 배우가 참여해 영화가 품위를 갖췄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들의 인연은 올 1월 31일 개봉하는 '염력'(2018)으로 이어졌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촬영 중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기 전에 정유미에게 '염력' 속 악역인 홍상무를 제안, 흔쾌히 수락했다는 훈훈한 후문 밝히기도. 정유미는 '염력'에서 그 누구보다 무자비한 악역으로 분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 연상호 감독과 만나 매 작품에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정유미의 이번 연기 변신에 또 한 번 기대가 쏠린다.
# 박찬욱 감독-이영애, 소령에서 금자씨까지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의 소피 소령을 맡아 ‘산소 같은 여자’의 이미지를 벗고, 지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나 이 둘은 '친절한 금자씨'(2005)로 재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함께 레드카펫을 걸으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견고히 다졌다. 특히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감독의 여성 원톱 영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영애를 위한, 이영애에 의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평가 받기도 한다.
# 봉준호 감독-틸타스윈튼, 글로벌 뮤즈!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튼의 만남은 항상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결과물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물한다. '설국열차'(2013)의 메이슨과 '옥자'(2017)의 미란다가 같은 인물이 연기했다고 해도 믿기 어렵다는 관객들의 반응. 외적인 변화는 물론 완전히 캐릭터에 몰입해 연기하는 틸다 스윈튼과 배우가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봉준호 감독은 말 그대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만큼 이 이후에도 같은 작품으로 함께 컴백하길 기대하게 만드는 조합이다.
이렇듯 칸이 사랑한 충무로의 유수 감독들이 자신들의 뮤즈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과 다작을 하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가운데 '부산행'에 이어 '염력'으로 다시 만난 연상호 감독과 정유미의 완벽한 조합은 1월 31일 개봉 후 확인할 수 있다. /mk3244@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이미지